계절이 오가는 길목에서 고추들이 탐스럽게 익어간다

   
▲ 고창 해풍고추축제 <연합뉴스 제공>
   
▲ <연합뉴스 제공>

식물에게도 동물처럼 자신의 성숙함을 나타내주는 고유의 신호가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게 바로 색깔.

특히 식물은 입말을 할 줄 모르기에 온전히 몸말로 자기 메시지를 전한다. 그 몸말이 바로 색깔인 것이다.

고추는 푸르름으로 청춘기를 보낸다. 그리고 가을로 접어드는 시기에 붉디붉은 색을 띤다. 마치 '이젠 따도 돼요'라고 은밀히 말하는 듯. 늦여름과 초가을은 그 성숙기다.

계절이 오가는 길목에서 고추들이 나날이 탐스럽게 익어간다. 건듯 부는 바람에 춤이라도 추듯 달랑달랑 흔들린다. 고추 따는 아낙네들의 손길도 절로 신바람이 난다.

▲ 괴산 고추밭 <연합뉴스 제공>

고추 익는 계절이 되면 축제 또한 덩달아 영글어간다. 곳곳에서 주렁주렁 열리는 고추축제들. 이번 주말 충북 괴산과 전북 고창에서 차례로 잔치마당이 열리고 내달에는 충남 청양과 충북 음성에서 고추축제가 무르익는다.

괴산고추축제의 경우 '고추가 좋은 날! 괴산으로의 여름소풍!'을 주제로 27일부터 30일까지 괴산읍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군민 안녕 풍년기원제, 고추 철인 3종 경기, 다문화 고추 아줌마 선발대회, 고추 물총 대첩, 고추 달린 물고기 맨손으로 잡기, 고추 지뢰 밟기, 매운맛 최강대전 등의 프로그램이 나흘 동안 줄줄이 마련된다.

오는 30일과 31일에는 고창의 해리중학교에서 제18회 고창 해풍고추축제가 개최된다. 해풍 고추는 서해 바닷바람을 맞으며 게르마늄 성분 풍부한 황토에서 자라나 색깔이 더욱 붉고 깨끗하며 맛과 향도 독특하단다.

해풍 고추 품평회와 김치 담그기, 고추 빨리 담기, 고추 썰기 등의 프로그램은 물론 해풍 고추 가요제, 중국 서커스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열린다.

청양의 특산물인 고추와 구기자의 우수성을 동시에 알리기 위한 제16회 청양 고추·구기자 축제는 9월 4일부터 6일까지 청양읍 백세건강공원에서 선보인다. 주제는 '역사·문화·예술의 도시 청양으로의 추억여행'.

축제에는 건고추 특별판매전,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마술인형극, 이동 동물원, 청양 보물찾기 놀이마당, 지천 물고기 잡기 등이 마련된다.

▲ 고추 말리는 부부 <연합뉴스 제공>

음성청결고추축제는 올해로 20회째를 맞을 만큼 역사가 깊다. 9월 16일부터 19일까지 음성종합운동장 일원에서 개최될 예정.

고추왕 선발대회, 고추 역사 전시회 등 고추 소재의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고, 지역 화합을 위한 읍·면대항 줄다리기 대회 등도 열린다. 올해 축제는 전시성 행사를 줄이는 대신 '행복장터' 등으로 농산물 판매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서울의 한복판에서 열리는 고추 축제도 있다. 영양군이 매년 이맘때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여는 '영양고추 H.O.T Festival'이 그것이다.

'청정 자연의 선물,영양고추 愛 빠지다'를 주제로 고추의 전시, 판매와 함께 다양한 전시·공연 프로그램도 펼쳐지게 된다. 축제기간은 9월 7일부터 9일까지.

고추 따는 계절에 문득 떠오르는 어린날의 추억과 그 동심. 축제를 계기삼아 고추 소재의 동요 '고추 먹고 맴맴'이라도 한번 입에 올려보면 어떨까?

▲ '영양고추 H.O.T Festival'의 고추 터널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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