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공연 3편과 마스터클래스, 연극포럼까지 창작 희곡 축제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조선희) 남산예술센터가 창작희곡의 매력을 가장 먼저 음미할 수 있는 낭독공연 축제 <남산희곡페스티벌, 다섯 번째>를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무료로 개최하며, 지난 4일 오후 2시부터 티켓 예매를 시작했다.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2009년 재개관 이후 국내 창작극의 메카로 자리 잡아온 남산예술센터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자리이자, 낭독공연만의 즐거움과 매력을 알리는 축제의 장이다. <남산희곡페스티벌, 다섯 번째>는 극작가 이강백의 ‘마스터 클래스 - 희곡 창작의 단계별 글쓰기’(24일 오후 3시)로 시작된다. 구혜미 작가의 ‘게으름뱅이의 천국’(25일), 고정민 작가의 ‘초상, 화(畵)’(26일), 김명화 작가의 ‘봄’(27일) 낭독공연을 잇따라 저녁 8시에 선보이고, 마지막으로 ‘공공극장과 드라마터그’를 주제로 ‘제4회 남산연극포럼’(28일 오후 3시)을 한국연극평론가협회와 공동 주최한다.
 
페스티벌 첫 날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하는 이강백은 1971년 등단 후 정치·사회적 억압을 상징적으로 풀어내는 데 성공한 극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2014년 <남산희곡페스티벌, 네 번째>에서 ‘마스터 클래스 - 체험적 글쓰기 시작에서 완성까지’를 처음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그 두 번째 순서인 ‘희곡 창작의 단계별 글쓰기’는 소재 선정부터 탈고까지 작가의 경험과 노하우를 배울 수 있어 특히 희곡을 쓰고자 하는 작가와 지망생에게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이어지는 3일 간의 낭독공연 무대에 상시투고시스템 선정작과 신인작가의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작, 그리고 중견작가의 작품이 오른다. 낭독공연은 조명이나 음향 등 무대장치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배우들이 실제 연극할 때처럼 대본을 읽어나가는 공연이다. 남산희곡페스티벌은 기존 낭독공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무대를 적극 활용한 입체 낭독공연을 선보여 왔으며, 희곡이 실제 연극무대에 오를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드는 점이 극 관람의 재미를 더한다.
 
남산예술센터 상시투고시스템 ‘초고를 부탁해’를 통해 선정된 구혜미 작가의 ‘게으름뱅이의 천국’은 동명의 동화를 소재로 한국 사회의 여러 단면을 읽어내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얽히면서 이어져 서로를 비추는 구조를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비극적이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날카롭고 풍자적으로 그렸다. 지난 상반기 ‘초고를 부탁해’ 투고작 중 유일하게 2차 피드백 과정을 거친 이 작품의 연출은 남산예술센터와 처음 만나는 실험적인 시각의 젊은 연출가 적극이 맡았다.
 
고정민 작가의 ‘초상, 화(畵)’는 “대사에 담긴 연극성과 문학성이 단연 탁월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제13회 대산대학문학상 희곡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작품 제목은 가장의 갑작스러운 죽음 때문에 장례식장에 모인 가족의 풍경을 담은 그림(畵)을 뜻한다. 가족과 회사가 한 죽음을 대하는 모습을 비판적으로 그리며, 잃어버린 인간성을 회복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수작이다.
 
중견 극작가 김명화는 3년 만의 신작 ‘봄’을 낭독공연으로 선보인다. 자본주의 사회의 총아인 영화제작 현장을 중심으로, 인간 군상과 그들의 욕망과 절망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초상, 화(畵)’가 장례식에서 손익을 따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렸다면 ‘봄’은 자살 현장을 마주한 등장인물들의 불안을 보여주며 뼈 있는 질문을 던진다. 2001년 ‘돐날’로 함께 돌풍을 일으켰던 최용훈 연출가와 다시 한 번 손을 잡았다.
 
페스티벌 마지막 날에는 한국연극평론가협회와 공동 주최하는 ‘제4회 남산연극포럼’이 열린다. 국내 최초로 극장 드라마터그 제도를 도입한 남산예술센터와 드라마터그국을 운영하며 작품을 발굴하고 있는 독일의 도이치테아터(Deutsch Theater)의 사례를 바탕으로, 드라마터그의 역할과 전문성에 대한 포럼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만수(충북대 교수), 이단비(고려대 강사), 박정희(극단 풍경 연출가), 김미희(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지난해 <남산희곡페스티벌, 네 번째>에서 낭독공연으로 처음 공개된 장우재 작가의 신작 <햇빛샤워>가 지난달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정식으로 올랐다. <햇빛샤워>는 낭독공연을 통해 미리 작품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후 1년 남짓 수정과 보완을 거쳐 본공연 무대를 선보인 첫 사례다. 남산희곡페스티벌이 소극장 연극 뿐 아니라 남산예술센터 레퍼토리 발굴 및 발전을 위해서도 기능하게 된 것이다. 기존에는 남산희곡페스티벌을 통해 처음 소개된 이혜빈 작가의 <지금도 가슴 설렌다>와 민준호 작가의 <나와 할아버지>, 김은성 작가의 <뺑뺑뺑> 등 여러 작품이 대학로 무대에서 정식 공연에 오르는 성과를 보인 바 있다.
 
서울문화재단 조선희 대표는 “남산희곡페스티벌은 작품의 무대화를 꿈꾸는 작가, 좋은 작품을 찾는 기획자와 제작자, 새로운 연극을 원하는 관객 모두에게 좋은 기회”라며 “앞으로도 남산예술센터는 남산희곡페스티벌에서 공연 가능성을 보여준 희곡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낭독공연은 프로그램당 티켓 총 200장을, 마스터클래스와 포럼은 티켓 총 100장을 지난 4일 오후 2시부터 선착순 예매할 수 있다. 중학생 이상 관람가, 전석 무료. (세부 프로그램 및 예매 문의 : 남산예술센터 홈페이지(www.nsartscenter.or.kr) 또는 02-758-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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