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창성동 별관으로 출근하고 있다.


靑 "상황 다 파악하고 여론의 추이도 충분히 보고있어"
靑개편 오늘오후 단행 가능성…새 경제수석에 안종범 유력


일제강점과 남북분단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한 문창극 신임 총리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 논란을 빚으면서 개각 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12일 제기된다.

청와대는 당초 박근혜 대통령의 내주 중앙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이날 개각을 발표한다는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 후보자의 발언을 둘러싼 파장이 커지며 개각은 다소 미뤄지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날 중 개각 여부에 대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또 순방 전 개각 발표는 여전히 유효하냐는 질문에 "그렇게 알고 있다"고 밝혔지만 시점은 못박지 않았다.

그는 개각 시기의 유동성과 관련해 문 후보자의 발언논란이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을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어제 상황에 대해서는 다 파악하고 여론의 추이도 충분히 보고있다"고 했고, 문 후보자의 논란 발언을 미리 파악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지명 이전에) 보도된 사안이 아니어서 저희들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런 설명에 비춰 청와대는 문 후보자 발언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론의 동향을 지켜보며 개각 시점 등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특히 청와대 측은 이미 파문을 유발한 발언 외에 추가로 문 후보자의 논란 언행이 터져 나올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여당 일각에서 나오는 용퇴론도 청와대로서는 큰 부담이다. 개각을 밀어붙일 수 없는 이유라고 한다.

청와대는 안대희 총리 후보자의 낙마에 이어 문 후보자까지 흔들리는 상황에 매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문 후보자까지 조기 낙마한다면 국가개조의 신호탄이 될 인적쇄신은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다만 세월호 참사로 인해 국정공백이 장기화하고 있어 더 이상 개각 발표를 늦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기류도 있다.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총리가 국무위원 제청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개편은 이르면 이날 오후 단행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청와대 비서진은 김기춘 비서실장이 유임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가운데 이정현 전 홍보수석 사퇴 이후 남아있는 8명의 수석비서관의 거취가 관심이다.

원년멤버 가운데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은 유임 쪽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고, 조원동 경제수석은 경제 부처 중 한 곳으로 입각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조 수석의 후임으로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의 한 명으로 활약한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이 유력하다. 안 의원은 신임 경제수석으로 다음 주 중앙아시아 순방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철민 교육문화수석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의 입각설이 흘러나오면서 그 후임에 부산 교육감을 지낸 설동근 동명대 총장이 거명되고 있고,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의 경우 교체와 유임 가능성이 엇갈린다.

지난해 8월 2기 비서진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수석비서관 가운데 박준우 정무수석은 국가정보원장으로 내정된 이병기 주일대사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무수석은 전직 국회의원 출신 인사가 거론된다.

홍경식 민정수석, 윤창번 미래전략수석,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이 자리를 지킬지도 주목된다.

홍 수석은 '안대희 부실검증'의 책임론으로 교체 대상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홍 수석이 교체되면 검찰 고위 간부 출신이 그 자리를 이어받을 공산이 크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