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폭 개각할듯, 내각에 與정치인 3∼4명 포진 전망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후임 총리를 지명한데 이어 이번 주 내각과 청와대 개편을 동시에 단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안대희 총리 카드'가 실패한 지 13일 만인 이날 의외의 인물인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후임 총리로 전격 지명함으로써 집권 15개월을 맞아 제2기 내각과 청와대의 개편을 위한 첫 단추를 뀄다.

세월호 참사 극복과 이른바 '국가 대개조'를 위한 밑거름 격인 인적쇄신에 다시 시동을 건 셈이다.

애초 16일부터 21일까지 예정된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다녀온 뒤 개각과 청와대 개편을 단행할 것이라는 에상과 달리 내친김에 순방전에 인적쇄신을 마무리할 방침이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로 사실상 국정공백 상황이 지속하고 소비심리 위축으로 서민경제의 주름이 깊어질대로 깊어진 가운데 공직사회 개혁과 규제혁파, 경제혁신 등 국정현안의 추진도 올스톱된 만큼 더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세월호 참사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등 공직사회의 혁신을 위해서는 한시라도 빨리 내각을 정비하고 청와대 참모진도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점을 박 대통령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책임총리'의 정신을 존중한다면 시간표상으로는 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나는 이달 말에서 내달 초까지 기다려 제청권을 행사토록 해야 한다.

하지만 그럴 경우 국정공백 장기화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순방 출발 전 개각과 청와대 개편을 동시에 단행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럴 경우 새로운 국무위원들에 대한 제청은 정홍원 현 총리가 하게 되지만 2기 내각을 이끌 문 신임 총리 후보자와 제청권 행사 전 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절충형' 방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각에서는 경제부총리를 포함한 경제라인의 전면교체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경제팀 수장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우 새누리당에서는 경제통이자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최경환 의원의 발탁설이 많이 나온다. 역시 박 대통령의 측근이자 경제관료 출신인 이한구 의원도 거론된다. 또 기재부 2차관을 지낸 김동연 국무조정실장과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세월호 참사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안행부, 교육부, 해양수산부 장관의 교체론도 꾸준히 나왔다. 다만 이주영 해수장관의 경우 세월호 참사 수습 과정에서 몸을 아끼지 않으면서 유족들로부터 신뢰를 쌓았다는 평가도 있어 유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교육부 장관의 경우 정부조직개편에 따라 교육·문화·사회 부총리를 겸하게 돼 있어 누가 발탁될지 관심이다. 6·4 지방선거에서 교육감에 진보성향 후보들이 대거 당선됨에 따라 보수성향 인사의 발탁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이장무 전 서울대총장, 오연천 현 서울대총장, 정갑영 연세대총장 등 학계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국정원장, 국방장관이 모두 바뀐 만큼 외교장관과 통일장관 등 다른 외교안보팀 각료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지만 새로운 수장들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 필요하다면 최소 규모의 교체도 예상된다.

법무부 장관의 경우 유임과 교체 전망이 엇갈린다. 교체될 경우 검사 출신으로 법무부 차관을 역임한 김희옥 동국대 총장이 후임으로 거명된다.

여권 관계자는 "새누리당에서는 지금의 내각에 아마추어가 많다는 시각이 있다"며 "정무감각과 추진력, 능력을 겸비한 새누리당 의원을 적어도 3∼4명 입각시켜야 한다는 건의가 청와대로 가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 참모진의 경우 김기춘 비서실장은 당분간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창업공신' 격인 이정현 전 홍보수석이 물러나면서 수석은 누구도 교체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개각을 앞두고 일부 수석은 입각 대상으로도 거론되고 있어 자연스레 청와대 개편도 큰 폭으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

입각설이 나오는 조 수석을 비롯한 원년멤버 가운데 유민봉 국정기획수석과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모철민 교육문화수석 중 일부는 교체되거나 입각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8월 2기 청와대 개편 때 들어온 홍경식 민정수석과 박준우 정무수석, 윤창번 미래전략수석,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의 거위도 주목된다.

이들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 예술의전당 사장을 역임한 모 수석은 문체부 장관에, 보건복지부 차관을 지낸 최 수석은 복지부 장관에 각각 입각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박 대통령이 조각에 버금가는 수준이나 적어도 중폭 이상의 내각개편과 청와대 비서진 개편을 단행하려면 어림잡아도 20여명의 인재가 필요하다. 일각에서 개각까지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전망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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