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월드컵 기간엔 안돼"…與 "월드컵 응원 갈건가

여야가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기관보고 일정을 놓고 벌이는 힘겨루기가 '치킨게임'으로 가는 양상이다.

여당은 오는 16일부터 기관보고를 받자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월드컵 기간에는 기관보고를 받을 수 없다면서 다음 달 14~26일에 기관보고를 받자고 맞서며 한 치의 물러섬도 없다.

본격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여야간 샅바싸움이 과열되면서 국조특위가 제대로 가동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세월호국정조사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신속하게 국조 일정을 진행하려면 기관보고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이완구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국조 대책회의에서 "기관보고를 받아야 증인채택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시급하게 국조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조특위 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7월 재·보선 공식 선거 개시일이 다음 달 17일인데 야당은 선거 기간에 기관보고를 받겠다는 것인가"라며 "국조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느냐"고 따졌다.

▲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왼쪽)와 강기정 당내 관피아 방지 특별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여당의 이러한 주장에 야당은 오는 13일 브라질 월드컵 대회가 개막하면 국민의 시선이 월드컵에 쏠려 국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이 기간에 기관보고를 받자는 것은 국조를 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주요 증인 청문회는 재·보선 이후를 고집하면서 기관보고를 월드컵 기간에 서둘러 하자는 것은 거대 여당답지 못한 태도"라고 주장했다.

국조특위 야당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30일 정도의 본조사 기간이 확보되지 않은 채 기관보고를 하자는 것은 국조를 대충 하고 치우자는 것"이라며 "특위 이름이 세월호 '진상은폐' 특위가 될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여야는 서로의 주장을 재반박하는 과정에서 말꼬리를 잡거나 상대의 '전력'까지 언급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이 월드컵 때문에 기관보고를 늦추자 하는 모양인데 야당 특위위원들은 월드컵에 응원갈 건가"라며 "빨리 기관보고를 시작해달라"고 재촉했다.

새정치연합 김현미 의원은 "특위 위원장인 심재철 의원은 앞서 (민간인 사찰) 국조특위 위원장을 맡아 첫 회의만 하고 특위를 끝낸 불명예가 있다"며 "심 의원이 다시는 이런 불명예를 안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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