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이 컴퓨터를 이용해 제작한 디지털 작품 10여점이 30년 만에 발견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앤디 워홀 박물관은 24일(현지시간) 플로피 디스크에 있던 워홀의 컴퓨터 아트 작품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985년 워홀이 코모도어 인터내셔널사(社)의 아미가 1000 컴퓨터를 이용해 제작한 디지털 작품이 담긴 플로피 디스크를 미국 카네기멜론대학(CMU)의 동아리인 '컴퓨터클럽'이 복원한 데 따른 것이다.
복원된 작품은 18점으로 이 중 12점은 워홀이 직접 서명하기도 했다.

작품에는 워홀의 대표작 캠벨 수프 통조림과 메릴린 먼로 이미지를 활용한 것과 록밴드 블론디의 데비 해리의 얼굴을 컴퓨터를 활용해 재작업한 것들이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의 비너스를 눈이 세 개인 형상으로 표현한 것도 있다.

이번 발견은 디지털 아티스트인 코리 아르칸젤이 지난 2011년 유튜브에서 워홀과 관련된 동영상을 발견한 데서 비롯됐다.

이 동영상은 워홀이 지난 1985년 아미가 1000 컴퓨터를 이용해 데비 해리 얼굴을 팝아트로 형상화하는 내용이다. 이는 당시 코모도어사가 아미가 1000 컴퓨터 시판에 나서면서 판촉을 위해 벌인 행사였다.

아르칸젤은 동영상을 보고 워홀이 컴퓨터를 이용한 디지털 작품을 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워홀 박물관 등을 접촉, 플로피 디스크를 찾아낸 뒤 CMU 컴퓨터 클럽 회원들의 도움을 얻어 마침내 복원에 성공했다.

이와 관련, 워홀 박물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컴퓨터 아트는 워홀의 실험 정신과 새로운 미디어를 포용하려는 그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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