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페라 테너 임형주(28)가 대표곡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세월호 참사 추모곡으로 헌정한다고 소속사 디지엔콤이 25일 밝혔다.

임형주는 오는 5월 1일 '천개의 바람이 되어'의 한국어 버전을 '세월호 참사 추모곡'으로 헌정해 재발매할 예정이며 이 곡의 수익금 전액을 희생자 유가족에게 기부한다.

당초 그는 올해가 김수환 추기경 선종 5주기인 만큼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방한에 맞춰 오는 8월 이 곡을 담은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세월호 참사 관련 여러 추모식에서 이 곡이 울리며 포털사이트와 라디오에서 주목받자 계획을 바꿨다. 

'천개의 바람이 되어'는 '어 사우전드 윈즈'(A Thousand Winds)란 제목의 작자 미상의 시가 원작이며 일본의 유명 작곡가인 '아라이 만'이 멜로디를 붙였다. 지난 2002년 미국 뉴욕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9·11 테러 1주기 추도식에서 아버지를 잃은 11살 소녀가 이 시를 낭독해 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렸다.

임형주는 이미 자신이 부른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지난 2009년 고(故) 김수환 추기경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곡으로 헌정해 노래를 널리 알렸다.

그러나 임형주가 부른 이 곡의 한국어 버전은 큰 인기에도 오래 불릴 수 없었다. 원작자인 '아라이 만'이 저작권 문제로 한국어 버전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리지널 버전인 영어 가사로만 불렸다. 

임형주 측은 지난해 아라이 만 측과 이 곡의 저작권을 보유한 후지퍼시픽 한국 지사에 적극적인 요청을 했고 아라이 만 측이 4년 만에 한국어 버전을 허락해 이번 재발매가 가능해졌다.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부터 트위터에 애도의 글을 올린 임형주는 "다른 유명인 분들처럼 물질적인 기부 동참을 생각하던 중 많은 분이 내 노래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추모곡으로 사용하고 부르시는 모습을 보게 됐다"며 "그래서 음악을 통한 재능 기부와 그 수익을 전달하는 것이 뜻깊을 것 같았다. 내 노래가 유가족과 국민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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