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지사 17곳 중 14곳서 40대 표심 野로 기울어

2030세대와 60대 이상 고령층의 세대 간 표 대결 양상으로 치러진 6·4 지방선거에서 이른바 '낀 세대'인 40대가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대선에서는 50대가 높은 투표율을 보이며 당시 박근혜 후보의 당선에 결정적인 표몰이를 했다는 분석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40대가 균형추를 야당에 쏠리게 한 유권자 집단으로 주목을 받게 됐다.

6일 지상파 방송 3사의 지방선거 출구조사 요약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울산, 경북, 제주 등 3곳을 제외한 나머지 14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40대 유권자가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 후보들에게 가장 많은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은 40대 유권자의 66.0%가 새정치연합 박원순 후보를 지지했고, 인천과 경기에서도 각각 60.5%와 63.9%가 같은 당 송영길·김진표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심지어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과 대구에서도 야당 후보들이 40대로부터 각각 64.7%, 55.4%의 과반 득표율을 기록했다. 경남 또한 40대 47.9%가 새정치연합 김경수 후보를 찍어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47.3%)보다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세종(64.6%), 대전(64.9%), 강원(67.6%), 충북(65.0%), 충남(66.8%)은 40대의 3분의 2 가량이 새정치연합 후보를 지지해 '중원 싹쓸이'의 1등 공신이 됐다.

당연히 광주(60.0%), 전북(74.8%), 전남(76.7%) 등 호남권에서도 40대 유권자들은 새정치연합을 택했다.

비록 인천과 경기를 놓치기는 했지만 9개 광역단체에서 승리하고, 부산과 대구에서도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친 원동력이 40대 공략이었던 셈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40대의 '야당 쏠림' 현상은 최근 다른 선거와 비교해서도 두드러진다.

2012년 총선 출구조사 결과 40대의 46.1%만이 야당(당시 민주당)을 지지했고, 같은 해 대선에서도 55.6%가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표를 던진 바 있다. 올해 지방선거 대다수 지역에서 60%를 넘은 것과 차이가 뚜렷하다.

이는 지방선거 50일 전 발생한 세월호 참사의 여파에다 경제성장 둔화, 전셋값 급등, 고용 불안정으로 위기에 처한 40대 가장과 '앵그리맘'이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결과로 분석된다.

정치평론가 유용화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의 대처가 무력했고, 참사 이후의 변화가 가시적으로 체감되지 않자 40대가 정치적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들어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후퇴하면서 사회 불평등에 민감한 40대가 정부에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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