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만이 세계경제 살린다"

올해 글로벌 교역 증가율이 세계 경기 침체기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오늘 영국의 리서치업체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올해 글로벌 교역 증가율이 2.6%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장기 평균의 절반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해 증가율은 4%였다.

1974년부터 2007년까지 연평균 글로벌 교역 증가율은 5%였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실제로 과거 글로벌 경기침체가 나타났던 1991년과 1998년에는 글로벌 교역 증가율은 각각 4.3%, 3.3%였다. 2000년 이후 나타난 경기침체 때는 글로벌 교역이 감소해 2001년과 2009년에 각각 -1.5%, -12.5%였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애덤 슬레이터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회복기에 접어들었지만 교역 증가율 전망치는 경기 회복기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때와 더 유사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의 루이스 쿠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IMF 등의 예상과 달리 "글로벌 교역 모멘텀은 지난 2014년 말에 회복되지 않았다. 사실상, 올해 초 수개월 동안 글로벌 수입 증가율은 더 둔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2분기 이후 중국의 수입이 급격하게 둔화한 것이 한국과 대만 등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의 수출 모멘텀 약화를 설명해준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한국의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10.9% 감소해 5개월 연속 줄었다. 중국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한국의 대중 수출액은 3.3% 줄어 4개월째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4년 사이 중국은 글로벌 교역 규모를 매년 0.5%포인트씩 늘렸으나 지난 1분기에는 0.7%포인트 줄였다.

중국의 수입과 수출이 모두 감소해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충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지난 10년 넘게 빠른 속도로 투자를 늘리면서 미국, 독익 등으로부터 자본재 수입을 크게 늘렸으나 투자가 둔화하면서 직접적인 타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신흥국의 전반적인 약세도 중국과 관련이 깊다.

슬레이터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기 둔화는 주요 원자재 가격의 하락을 압박했고 원자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에 충격을 줬다. 또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 중국의 주요 교역상대국에 대한 수출 수요가 꺾였다"고 지적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신흥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면서 90년대 말 23%였던 것에서 35%로 늘었다고 집계했다. 중국을 제외하면 19%에서 23%로 확대된 것이다.

결국 글로벌 경기 둔화의 원인이 중국에 있는 만큼 중국의 적극적인 부양책 만이 세계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분석했다.

다만 중국이 과거처럼 신용확대를 통한 부양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이 이미 악성대출 처리 등 신용확대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은 경기 둔화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그 충격을 완화하는 방향의 부양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슬레이터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 포인트 하락하면 미국이나 유로존의 성장률은 0.5~0.6% 포인트 늘어야 상쇄가 가능하다.

슬레이터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둔화가 이미 제조업에 충격을 미쳤다면서 서비스업까지 확대될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세계 증시와 부동산 시장이 폭락할 때 서비스업이 위험해질 수 밖에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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