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시장진출 행사·해외바이어 국내기업 방문 취소 잇따라

▲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와 관련해 4일 많은 관람객들이 모이는 고양시 킨텍스 전시장의 입구에 손 소독기기 설치돼 입장하는 관람객들이 손을 소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중동시장을 겨냥한 경기도 중소기업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4일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 따르면 센터는 오는 11일 남양주에서 개최할 예정인 'G-Trade 남양주 수출상담회'를 취소했다.

이 수출상담회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지역과 중동 및 유럽지역 바이어 48개사가 참가할 예정이었다.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의 발판인 이 행사는 메르스가 중동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바이러스인데다 최근 국내에 환자가 확산하는 점 때문에 결국 취소가 결정됐다.

오는 25일과 26일 화성과 고양에서 각각 열기로 한 '2015 경기 Sourcing Fair'도 취소됐다.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는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권 바이어 50개사가 참가해 국내 중소기업과 수출상담회를 여는 이 행사를 화성지역 메르스 사태가 완화된 이후에 개최하기로 했다.

화성시가 추진하는 중동지역 시장개척단 파견도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시는 8월30일부터 9월4일까지 관내 중소기업 10개사를 모집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파견하기로 하고 참여 회사를 모집중이다.

중동시장개척단에 참가한 기업들은 지난해 중동을 방문하고 나서 실제로 100만달러(약 11억원)의 수출성과를 올리는 등 중동은 화성지역 기업에는 기회의 땅이다. 

그래서 중동시장개척단에 들어가려고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곤 했다.

그러나 올해는 5일 마감을 하루 앞둔 4일 현재 단 4개사만 신청했다.

이달 7일 동유럽 시장개척단 8개사와 7월5일 호주·뉴질랜드 시장개척단 10개사 모집이 완료된 것과 비교하면 메르스 발병지인 중동이라는 이유가 기업의 참여를 주저하게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화성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 번도 이처럼 모집이 미달한 적이 없었는데 너무 당황스럽다"면서 "내일까지 접수를 해보고 나서 참여기업이 적으면 시장개척단 파견 취소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밖에 남양주시가 9월 5∼11일 터키와 요르단에 중동시장개척단을 파결하려던 계획은 메르스 사태 추이를 보고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나 시군에서 주관하는 행사가 취소된 것뿐 아니라 외국 기업들의 한국 방문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미국의 기업 관계자가 방문해 수출상담을 하기로 했는데 메르스 때문에 다음에 만나자는 연락을 해왔다"고 말했다.

또 도내 중소기업의 미국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경기도-UT기업지원프로그램' 실사를 위해 이달 초 경기도를 방문하려던 미국 관계자들의 방문도 취소됐다.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로 경기도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과 외국 바이어들의 한국방문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메르스 확산을 조심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정상적인 활동은 제대로 진행되도록 여러 가지 고려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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