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5만∼6만 분양 '봇물'…분양상담사 몸값 30% 급등

▲ (연합뉴스 제공)

"요즘 분양 상담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에요. 몸값도 부르는 게 값이구요."

최근 아파트 분양에 바쁜 한 분양대행사 사장의 말이다.

올해 들어 아파트 분양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면서 분양 현장에 필요한 분양상담사와 도우미 등의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4월 이후 매월 5만∼6만가구의 분양이 쏟아지고 있는데 인력은 한정돼 있다보니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분양 실무에 능한 일부 베테랑 인력은 서로 '모셔가기' 위한 쟁탈전마저 벌어진다.

이에 따라 지난 4월까지 13만원 정도이던 분양상담사의 하루 보수는 현재 16만∼17만원으로 30% 가량 뛰었다. 그나마도 분양이 끝난 뒤에는 별도의 인센티브까지 보장해줘야 사람을 구할 수 있다.

한 분양대행사의 대표는 "통상 아파트 1천가구 분양에 상담사 20명 정도가 투입되는데 이들 인력을 한꺼번에 모으려다보니 보수를 달라는대로 줄 수밖에 없다"며 "(인력난으로 인해) 한동안 일을 쉬었던 전직 상담사까지 분양 현장에 투입될 정도"라고 말했다.

'모델하우스의 꽃'으로 불리는 도우미의 몸값도 상담사만큼 뛰어 하루 15만∼17만원을 줘야 한다.

작년까지는 말솜씨도 좋고 외모도 뛰어난 도우미를 선택해서 쓸 수 있었지만 요즘은 일손이 부족해 외모는 아예 안본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한 분양대행사 사장은 "상담사나 도우미는 외부 아웃소싱을 하다보니 수급상황에 따라 사람 구하는데 애를 먹는다"며 "요즘은 분양계획이 잡히면 일단 상담사부터 세팅하는 것이 가장 큰 일"이라고 말했다.

모델하우스 건립 작업도 만만치 않다. 모델하우스 부지 확보부터 쉽지 않은데다 모델하우스 설치 전문 업체들도 근래 유례없이 일감이 넘치다보니 개관일 맞추기가 빠듯한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의 분양담당자는 "얼마 전까지만해도 한달 반 정도면 모델하우스 건립이 가능했는데 요즘은 업체 잡기가 쉽지 않아 석달 전부터 준비를 해야 겨우 공기를 맞출 수 있다"며 "모델하우스내에 설치될 아파트 모형, 사인물 등을 개관일에 맞춰 제작하는데도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물량이 늘면서 건설 자재 확보에도 애로를 호소하는 건설사가 늘고 있다. 최근 아파트 현장에는 기초 공사에 필요한 콘크리트 파일 물량이 부족해 비상이 걸렸다.

한 중견 건설사는 최근 콘크리트 파일을 통상 협력업체 1∼2곳에서 납품받았으나 최근 전체 협력업체로 조달 창구를 확대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콘크리트 파일은 서울·경기지역의 경우 품귀 현상이 심각하고, 지방도 바닥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주택 착공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자재 조달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철근값도 최근들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강사들의 철근 재고량이 줄어들면서 대리점 유통가격이 4월 50만5천원에서 5월 51만5천원으로 올랐다.

한 대형 건설사의 구매 담당은 "건설 자재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가격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철근 등 가격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이와 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오늘 "모델하우스 뿐만 아니라 아파트 건설현장의 인건비도 뛰고 일부 현장은 인력 수급도 빠듯한 상황"이라며 "올해 하반기까지 아파트 분양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인력난·자재난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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