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쌍용차[003620] 평택공장 내부 차체1라인.

약 1천200㎡ 규모의 공장 안에 빽빽이 들어선 150대의 용접로봇들이 철판을 용접할 때마다 불꽃이 '파 팍'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튀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의 차체가 만들어지는 곳이다.

로봇들이 쉬지 않고 부지런히 팔을 놀리며 차 바닥과 옆면 등을 만들어내면 인근 도장공장과 조립공장으로 옮겨져 완성차가 탄생한다.
 
코란도C를 혼류 생산하는 이 차체라인은 수요일을 제외하고 주·야간 2교대에 잔업까지 시행돼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간다. 시간당 생산량은 19대. 3분마다 한 대꼴로 티볼리와 코란도C가 생산되는 셈이다. 어린이날은 물론 오는 25일 석가탄신일에도 물량을 대기 위해 특근이 이뤄질 예정이다.

하광용 쌍용차 생산품질총괄본부장(전무)은 "2002년 렉스턴 출시 당시에도 2교대로 시간당 15대 정도를 생산했으나, 지금은 시간당 19대를 생산해도 고객 수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할 정도로 라인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가동률은 82% 정도다. 이 라인에서는 다음 달부터는 티볼리 디젤 모델이, 올 연말에는 티볼리 롱보디 모델도 생산된다. 한 라인에서 무려 4개 차종이 함께 생산되는 셈이다.

티볼리는 올해 쌍용차 회생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티볼리 영향으로 쌍용차의 지난달 내수판매는 올해 들어 첫 8천대 판매를 돌파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3% 증가했다. 올 들어 최대 실적이다. 올해 1월 출시된 티볼리는 4월까지 내수 1만1천457대, 수출 4천116대 등 총 1만5천573대가 팔렸다.

쌍용차에는 티볼리가 그만큼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쌍용차가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 내놓은 신차일 뿐만 아니라 연간 10만대 판매를 넘어가는 첫 블록버스터 차량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또 쌍용차가 처음 선보인 2천cc 미만의 소형차이기도 하다.

하 본부장은 "그동안 갖은 어려움을 겪은 쌍용차에 국민과 고객들이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 차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쌍용차 고위 관계자는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 내놓은 신차가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마힌드라그룹도 크게 고무돼 있다"며 "앞으로 쌍용차에 대한 투자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앞으로 티볼리 플랫폼에서 콘셉트카 XAV까지 양산해 앞으로 단일 플랫폼으로 20만대까지 양산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XAV는 쌍용차가 지난 4월 서울 모터쇼에서 공개한 차종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형 모델이다.

티볼리로 평택공장에도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티볼리 생산라인을 제외하고 나머지 2개 라인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이기 때문이다.  

체어맨과 투리스모를 만드는 조립2라인과 코란도 스포츠 등을 생산하는 조립3라인의 가동률은 현재 19%와 55%에 불과하다. 주·야간 2교대는커녕 주간 8시간 근무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것이다. 이 때문에 공장 전체 평균 가동률은 약 58% 수준이다. 러시아 루블화 폭락 등 대외 수출여건이 좋지 않은 탓이다.

쌍용차는 티볼리 디젤 모델의 시장 상황을 본 뒤 올 연말 티볼리 롱보디 모델이 투입되는 시점에 라인간 전환 배치나 추가 인력 투입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회사는 어떤 형태로든 회사 식구들의 고용을 유지하고 그들에게 제대로 된 삶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티볼리 디젤, 롱보디 모델 등이 출시되면 증산을 지원해 라인간 불균형을 시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앞으로 매년 1개 이상 신차를 출시해 앞으로 3∼4년 안에 공장 조업률을 10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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