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강원FC 공격수 최승인이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와의 경기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최)승인이가 부상에서 회복한 만큼 앞으로 상대를 더 위협할 수 있을 겁니다."

프로축구 2부리그 강원FC 최윤겸 감독이 말했다. 

최 감독이 기대를 거는 공격수 최승인(24)은 고등학교 때만 해도 가능성 있는 선수로 인정을 받았으나 부상에 발목이 잡힌 케이스다. 

신라중학교 3학년 때인 2007년 프로축구 2군 리그에서 골을 넣어 '축구 천재'라는 별칭이 붙었고, 부산 아이파크 유스팀의 기대주로 활약하다가 2010년 일본프로축구 J리그 쇼난 벨마레에 입단해 탄탄대로를 달렸다. 

그러나 양쪽 허벅지 근육을 두 번씩 총 4번 다쳤고 오른쪽 무릎 후방 십자인대 부상까지 이어져 2011년에 국내로 돌아와야 했다. 

부상이 심했던 탓에 소속팀 없이 재활에만 매달린 그는 4부리그에 해당하는 챌린저스리그 청주 직지에서 다시 출발하게 됐다. 

2013년 강원 테스트에 응시해 K리그에 복귀한 그는 올해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지만 또 부상에 쓰러졌다. 

중국 쿤밍 전지훈련을 마치고 시즌 개막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던 시점에 오른쪽 발목을 다쳐 개막 후 2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세 번째 경기였던 4월 4일 부천FC와의 경기 후반에 교체 투입된 최승인은 9분과 27분에 연달아 골을 터뜨리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4월25일 안산 경찰청을 상대로는 후반 추가 시간에 극적인 동점골을 넣어 1-1 무승부를 끌어낸 최승인은 13일 열린 서울 이랜드FC와의 경기에서 리그 4호 골을 터뜨렸다. 

부상 후유증 탓에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하다가 이날 처음 90분을 모두 뛴 최승인은 득점 부문 5위에 올랐다. 6골로 득점 선두인 조나탄(대구)과는 2골 차이다. 

최승인은 리그 6경기에 출전했지만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은 54분에 불과하다. 시간당 득점으로 따지면 1위가 되고도 남는 수치다. 

슈팅을 9차례 시도한 것이 모두 유효슈팅이었고 이 가운데 4개가 골로 연결돼 순도도 높다. 

또 부산 아이파크와의 FA컵 경기에서는 혼자 두 골을 넣어 강원의 3-2 승리를 이끄는 등 강원의 간판 공격수로 자리를 잡았다. 

13일 경기를 마친 뒤 만난 최승인은 "아직도 발목 통증은 남아 있다"며 "오늘 처음 풀타임을 뛰었는데 벌써 4골이나 넣어 운이 좋은 것 같다"고 웃었다. 

다만 팀 성적이 이날 이겼어도 2승2무4패로 11개 구단 가운데 9위에 머무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그는 "우리 팀에 부상자들이 많아 그동안 제 기량을 다 보여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이 순위에 있을 팀이 아니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하지만 '다음 경기가 최하위 경남이라 상승세가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물음에는 "안일한 마음을 먹으면 어느 팀에도 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집중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경계했다.  

부진한 리그 성적 탓에 근심이 많을 최윤겸 감독을 위해 이날 전력을 다했다는 최승인은 시즌 목표를 묻자 "득점왕"이라고 답했다.  

그는 올해 1월 아시안컵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스트라이커 이정협(상주 상무)과 동래고 동기로 절친한 사이라고 했다.  

'제2의 이정협'처럼 국가대표 발탁을 꿈꿔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에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오히려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며 "매 경기 팀에 녹아들면서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한다면 자연스럽게 결과가 따라올 것이고 우리 팀도 1부로 승격할 수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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