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在 枝頭 已十分[춘재 지두 이십분)이라 했나...
(봄을 찾아 갈망하나 봄은 나뭇가지마다 이미 와있더라)
봄....가지와 가지가 맞닿은 벚나무 군락이 멀리서도 단박에 눈에 띈다. 

그 아래에 들어서면 분홍 색 빛깔에 눈을 베일 것 같아 걷는 것조차도 힘들다. 
큰아기 속살 같은 희뿌연 꽃잎들이 어우러지고 요란한 벚꽃 내음에 희망을 노래한다.
바람에 날리는 꽃 이파리들로 세상은 이미 봄이다..
하얀 꽃잎은 꽃비가?되고, 분홍 꽃잎은 화사한 세상으로의 물감이 된다.

화려함! 우아함! 일제히 피어난  벚꽃들이 봄을 맘껏 노래한다
조급함을 내려놓자 하얀 벚꽃 하나하나에 맺힌 봄방울이 눈에 들어온다. 
봄을 실어 오는 벚꽃 향내 짙다. 
투명한 꽃잎 위에 말갛게 일렁이는 봄을 본다. 

성남이 봄꽃 내음에 물들었다
벚꽃 비 맞으며 타박타박 산책길을 따라 중앙공원 2㎞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 산책길이 성남 벚꽃 풍경의 시작을 알린다.
기다란 벚나무들은 큼지막한 꽃망울을 터뜨려 화려한 제 모습을 자랑한다. 하늘로 뻗은 가지들은 서로 손을 맞잡아 화사한 봄을 알리고  그 아래를 거니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그림이다.
가족,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일품이다.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날리는 분홍 꽃 이파리를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바람에 날리는 분홍 꽃 이파리들로 성남은 이미 봄이다.. 

햇살 받아 고요하게 빛나는 물길
비탈을 걸어 내려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탄천 녹지와 닿는다. 
뚝방 길 아래로 녹지는 이미 봄을 만끽하는 시민들로 분주히 움직인다.
탄천 길을 천천히 걷는 사람들, 데크 로드를 따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환하게 피어오른 꽃만큼 활짝 웃어 보이는 사람들의 미소. 
그 곁으로 따스함이 널리 퍼진다. 

성남시 남북을 가로지르는 탄천은 햇살 받아 고요하게 물길을 빛내고,
요란한 벚꽃 내음에 멀미가 난다 
성남의 젖줄을 잇는 탄천 변 좌우는 벚나무가 온통 만발하여 장관을 이루는 벚꽃 군락지이다. 

春在枝頭 已十分[춘재 지두 이십분)(봄은 나뭇가지 끝에 이미 와 있었네)이라 했나.
탄천에서 좌우 기점으로 다시 거슬러 수진공원을 나와 남한산성과 만난다. 얄궂은 시샘으로 구름 머금은 날씨로 그 풍경이 덜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벚꽃 본연의 아름다움은 어디 가질 않는다. 
물방울을 촉촉하게 머금은 벚꽃잎이 되려 짙은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듯하다.

봄바람이 꽃가지를 흔들고 흙바람이 일어 가슴의 큰 슬픔도 꽃잎처럼 바람에 묻힌다. 저리고 앞섶을 풀어 제친 처녀의 화들짝 놀란 가슴처럼. 하얗고 분홍빛의 꽃비는 온몸으로 춤추는 봄바람의 뺨을 때린다. 
소리 없는 바람의 일렁임에 따라 허공에서 춤추듯 길가로 고요히 내려앉는 꽃비들. 눈보라처럼 흩날리는 장관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봄을 갈망하는 세상의 어리석음에도 이미 봄은 와있었다.

누구의 圖畵(도화)가 이보다 아름답고 화려할까.
 
뉘엿거리며 땅거미가 주위를 조용히 에워싸기 시작한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어느덧 성남이 자랑하는 벚꽃 8경 길도 갈무리다. 

벚꽃도 점차 빛을 잃어간다. 미처 눈에 다 담기도 전에 질 것처럼...
그 흔들리는 듯한 땅거미 속에서 모든 것이 멀어져 간다. 
어느 시인의 표현처럼 벚꽃이 잠깐 사이로 떨어져 짧은 봄날에 하얀 마침표를 찍고 있다. 바람은 휘청거리는 다리를 모아 허둥지둥 둥지로 숨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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