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신임이냐'는 수성과 '삼세번은 안된다'는 저지의 여론이 팽배한 구리시장 선거의 지역정가는 그야말로 뜨겁다. 마치 1956년 3대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당 신익희 후보가 ‘못 살겠다 갈아보자’라는 슬로건에 자유당의 ‘갈아봤자 별것 없다’는 구호로 맞섰던 그 시절 형국이 재현된 것 같은 구리시는 야권후보의 우세가 점쳐지면서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오리무중 상태다.     

전국에서 가장 작은 면적의 구리시이지만 경기도 31개 시 군 단체장 선거에 성남시 안산시와 함께 가장 많은 5명의 후보를 낸 도시인만큼 호사가들의 입방정 또한 만만치 않다. 

이번 구리시 단체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전 행정지원국장을 지낸 새누리당 백경현 후보, 현 시장인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순 후보, 통합진보당 이봉관 후보, 전 시의원 무소속 권봉수 후보, 전 시의원 무소속 김용호 후보 등 5명이 적임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구리시의 역대 지방선거는 시민들에게 수난을 안겨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 야 후보가 번갈아 가면서 시장직을 맡을 정도로 각축의 장을 벌였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4대째 여권의 공천실수로 야 후보에게 탈환 당한 후 5대째까지 시장의 자리는 야권의 몫이 됐다. 

특히 4명의 후보가 출마한 4대 선거는 지역정가에 시사하는 바 크다. 당시 한나라당은 공천내정자인 김용호 후보를 제켜두고 무명의 지범석 후보로 공천을 번복한 것이 커다란 실수였다. 당시 공천에 불복하고 한나라당을 탈당한 김용호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 6천7백여 표를 획득했는데 이 표는 당연히 한나라당의 표를 잠식한 결과로 결국 열린우리당 박영순 후보가 659표로 극적 당선되는데 일조를 한 것이다. 이런 빌미가 5대째로 이어져 야권 후보가 원사이드로 승리하는 발판을 만들어 줬고 이 상승 기운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는 게 지역 정가의 평이다. 

이번 6대 단체장 선거에도 지난 4대째와 같은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번에도 공천을 받지 못한 김용호 후보가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으로선 그때의 악몽이 떠올라 애써 태연함을 강조하고 있지만 당혹스런 건 사실이다. 

지난 5대째, 4만6,991표(59.65%)로 2만9,750(37.76%)표를 획득한 한나라당 양태흥 후보를 일방적으로 따돌린 민주당 박영순 후보도 이번 선거에선 긴장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놓였다. 새민련이 무공천 약속을 어겨 자신은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새민련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권봉수 후보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기 충분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양당 선거 캠프에선 갖가지 묘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모양이고 보면 이번 선거는 지난 5대째 선거처럼 원사이드 한 게임은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6.4 지방선거의 구리시 선거인수는 지난 5대째보다 2,120명이 늘어난 14만9,95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5대 선거의 투표자는 7만9,671명으로 53.9%의 투표율을 보였던 것을 참고하면 예비투표일이 적용된 제6대 선거의 투표율이 60%에 진입된다고 가정하면, 총 투표자 수는 9만 명 정도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구리시장에 당선 가능한 득표수는 과연 얼마 정도일까. 지역정가는 제6대의 선거 분위기가 비슷한 제 4대 지방선거 결과를 여의 주시하고 있다. 당시 4파전이었던 4대 선거의 구조는 열린우리당 박영순 후보가 2만9,572표(43.44%), 한나라당 지범석 후보 2만8,913표(42.47%), 민주당 박효녕 후보 2,821표(4.14%), 무소속 김용호 후보 6,762표(9.93%)를 기록했다. 

이 수치를 개입시키면 당선 가능한 득표수는 3만6천표-4만표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역대 1,2,3대 선거에서 나타났듯 1위와 2위의 표차는 3천표 내에서 판가름 났다는 데에 주목할 만 하다. 

투표일까지 7일을 남겨두고 있는 구리시 단체장 선거, 현재 지역 분위기는 새민련 박영순 후보의 리드로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백경현 후보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는 평이다. 무소속 후보군들의 선전도 관측된다. 그러나 구리시장 선거의 제일 큰 관건은 무소속 후보군 중 ‘어느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질까’에 지역정가의 관심은 고조되고 있다. 그 향방에 따라 여 야의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백경현 공약
1시민 안전정책 최우선 개발시행
2구리->세종간 제2경부고속도로 조기 완공추진
3음식물쓰레기처리장(환경에저니센터)건립 백지화
4동구릉 조선왕조 특구지정 역사공원 조성
5구리월드디자인시티 개발 사업 재검토

◇박영순 공약
1구리월드디자인시티 완성
2지하철8호선 별내선 연장
3특별사법경찰관제도 운영, 골드타임 구급대
4아차산 고구려역사공원 및 조선왕조역사문화공원 지속 추진
5'손주돌봄'지원사업 도입

◇이봉관 공약
1뉴타운 해제, 지역공동체 활성화 기금 마련
2전월세 보조금 및 노후주택 수선금 지급
3마을버스 완전공영제
4구리 전통시장 재정비로 지역상권 활성화
5'구리시 장애인지원센터'에 지원 확대,신체·발달장애 가족 힐링시스템 마련

◇권봉수 공약
1시장직속 재난안전 전담부서 신설
2인문사회학회 학술연구단지 조성
3주거환경개선 지원센터 구축
4건강, 일자리, 평생교육 등을 접목한 시니어 복지정

책 추진
5소상공인을 위한 '특별신용보증추천제도' 활성화

 

◇김용호 공약
1수택동 아파트형 공장부지 환수
2장자못 생태공원 조성
3별내선 등 지하철 조속 개통 노력
4안심어린이집 확대
5과학고 및 특성화고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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