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5주기 맞아 책 잇따라 출간

고졸 출신 인권변호사. 5공 비리를 파헤친 청문회 스타, 대한민국의 16대 대통령, 참여정부의 수장,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운의 대통령, 영화 '변호인'의 모티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굴곡 많았던 삶만큼이나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많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5주기를 맞아 그를 기리는 책들이 잇따라 출간됐다.

우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경림 시인 등 저자 22명이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산문집 '그가 그립다'(생각의길)를 펴냈다.

노 전 대통령과 나름의 인연을 가진 이들은 자신이 기억하는 인간 노무현의 모습을 회고하거나 그가 우리의 삶에 남긴 영향을 생각한다. 책은 노 전 대통령의 강한 소신은 물론 "우러러볼 만큼 높은 곳에 있지 않았고, 눈 내리깔아야 할 것처럼 위압적이지도 않았던" 친근함도 담았다.

대통령 전담 이발사, 청와대 요리사 등이 말하는 인간 노무현의 모습이 더 가깝게 다가온다.

"대통령님! (중략) 제가 마음속에 담아 둔 당신은 '올바르다고 믿는다면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입니다. 당신은 생각한 대로 하셨고 저 또한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렵니다." (112쪽).

가수 조관우가 부르는 '그가 그립다'가 수록된 북 테마앨범을 책과 함께 실었다.

참여정부 당시 노 전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지켰던 윤태영 비서관이 쓴 '기록'(책담)도 출간됐다.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인 '사람 사는 세상'에 연재했던 칼럼을 정리한 책이다.

윤 비서관은 "내가 참석하는 모든 회의나 행사에 자유롭게 배석하라"는 노 전 대통령의 말에 따라 대통령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임무를 맡았다. 가장 가까운 관찰자로서 대통령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그는 수백 권의 휴대용 포켓 수첩, 100권에 달하는 업무 수첩, 한글파일 1천400개에 기반해 노 전 대통령의 기억을 되살린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화법, 습관 등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고, 2부에서는 탄핵안 가결 등 대통령 재임 시절 맞았던 위기 등을 다뤘다. 3부는 노 전 대통령 퇴임에서부터 서거까지의 기록을 담았다.

금연을 시도하긴 했지만 난처할 때마다 담배를 찾았고, 주위 사람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고초를 겪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눈물을 흘리는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이 인간적이다.

봉하마을에서의 기록을 담은 3부의 마지막 소제목들이 '고난','유폐','작별'인 것만 봐도 노 전 대통령이 겪은 고뇌를 짐작할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이지원(문서관리시스템) 상의 메뉴에 자신의 생각을 메모 형식으로 남겼다. 책은 "나의 구상"이라는 제목으로 이를 부록으로 실었다. 내용은 대부분 처음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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