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아 남도지방에 가볼 만한 꽃놀이 관광지로는 어디가 좋을까.

한국관광공사는 '남도 꽃 잔치로 놀러오세요'라는 콘셉트의 여행지로 ▲ 전남 장흥 정남진 바닷가 ▲ 경남 거제 지심도 ▲ 경남 양산 통도사 ▲ 전남 순천 선암사와 순천향매실마을 ▲ 제주도 한림읍 한림로 등 5곳을 25일 추천했다.

◇ 정남진 바닷가에서 보내온 동백꽃 편지(전남 장흥군 용산면 묵촌길) = 장흥의 봄은 정남진 바닷가에서 시작된다. 

따뜻한 남쪽 바다에서 불어온 봄바람은 묵촌리에 이르러 동백 꽃망울을 터뜨린다. 용산면 묵촌리 동백림은 수령 250∼300년의 고목 140여 그루가 모인 아담한 숲이다. 

툭툭 떨어지는 동백 꽃 비를 맞으려면 3월에 찾는 것이 좋다. 묵촌리는 동학 농민군이 싸운 장흥전투를 이끈 이방언의 고향이기도 하다. 

광활한 동백 숲을 보려면 천관산 동백생태숲으로 가도 된다. 계곡을 따라 약 20만㎡에 걸쳐 동백 군락지가 형성돼 있다. 장흥삼합을 비롯한 먹거리 천국인 정남진 장흥토요시장은 토요일과 오일장(끝자리 2·7일)이 서는 날 열린다. 상설 시장·한우 판매장·식당은 매일 영업한다.

문의 전화는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4. 

◇ 해안선 숲길 따라 수줍게 핀 동백, 거제 지심도(경남 거제시 일운면) = '수줍은 봄'은 경남 거제의 바다에 먼저 깃든다. 

붉게 핀 동백꽃이 3월이면 해안선 훈풍을 따라 소담스런 자태를 뽐낸다. 장승포항 남쪽의 지심도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동백 군락지 가운데 한 곳이다. 

원시림을 간직한 지심도의 식생 중 50%가량이 동백으로 채워지며 동백 터널을 만든다. 지심도의 동백꽃은 12월 초 피기 시작해 4월 하순이면 대부분 꽃잎을 감춘다.

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가 꽃구경하기에는 가장 좋은 시기다. 지심도에서는 100년 이상 된 동백이 숲을 이룬다. 해안 절벽이 있는 마끝, 포진지를 거쳐 망루까지 둘레길을 걷는 데에는 2시간가량 걸린다. 거제도 남쪽 우제봉 산책로 또한 해금강 등 주변 바다 비경이 어우러져 동백꽃 보는 재미를 더한다. 도다리쑥국, 물회 등은 거제의 봄을 더욱 향긋하게 채우는 별미다. 

문의 전화는 거제시청 문화관광과 055-639-4172.

◇ 봄바람에 실려오는 짙은 매화 향, 양산 통도사와 김해건설공고(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로 외) = 해마다 2월이면 양산 통도사의 홍매화가 꽃을 피운다. 

신라 시대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율사의 법명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자장매'로 불리는 이 매화는 고고하면서도 화려한 자태가 보는 이의 넋을 잃게 한다. 수령은 약 350년에 이른다고 한다. 

양산시 원동면 일대도 매화 명소다. 영포마을을 비롯해 쌍포·내포·함포·어영마을 등에 매화 밭이 조성됐다.

특히 영포리 영포마을에는 매화나무 2만 그루에서 폭죽이 터지 듯 꽃이 피어난다. 개인 농원인 '순매원'에도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낙동강 변에 있어 매화 밭·강·철길이 어우러진 장관을 만날 수 있다. 

통도사에 홍매화가 필 무렵에는 김해건설공고에는 '와룡매'가 꽃잎을 연다. 매화나무 모양이 용이 꿈틀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기어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와룡매라 불린다. 

매화가 만발할 무렵이면 교정에는 꽃을 보려는 사람들과 삼각대에 카메라를 단 사진작가로 넘쳐난다. 김해건설공고 인근에는 수로왕릉, 국립김해박물관 등 가야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유적이 많아 꽃구경을 핑계삼아 봄나들이를 떠나볼 만하다.

문의 전화는 양산시청 문화관광과 055-392-3233, 김해시청 관광과 055-330-4445.

◇ 여린 꽃그늘 아래 매화 향기에 취하다, 순천 선암사와 순천향매실마을(전남 순천시 승주읍 선암사길 외) = 전남 순천 선암사의 매화는 '선암매'라는 특별한 이름으로 불린다. 수백년 동안 꽃을 피워낸 고목은 천연기념물 488호로 지정됐다. 

매서운 겨울 추위를 견디고 꽃망울을 터뜨리는 매화나무들이 종정원 담장을 따라 고운 꽃그늘을 만들어 여행자는 그 아래에서 짙은 매화 향기에 취한다. 

순천향매실마을에는 선암사와 다른 풍광이 펼쳐진다. 산자락을 따라 자리한 마을이 하얀 매화로 구름바다를 이루는 듯하다. 

마을 단위로는 전국 최대 면적을 자랑하는 매화나무 재배지이다. 주민들은 매화가 만개하는 시기에 축제도 연다. 

문의 전화는 순천시 관광안내소 1577-2013.

◇ 봄꽃이 가득한 제주 나들이(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외) = 누구보다 먼저 봄을 맞이하고 싶다면 제주로 떠나보자. 

한림공원은 수선화와 매화가 차례로 꽃을 피우며 봄맞이에 나선 여행자를 유혹한다. 한림공원의 수선화·매화정원에는 60년생 능수매· 20년 이상 된 백매화·홍매화·청매화가 꽃을 피운 수선화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꽃동산을 이룬다. 봄꽃 외에도 아열대식물원·산야초원·재암수석관·연못정원 등 볼거리가 많다.

노리매에서는 매화를 비롯해 수선화, 유채, 하귤 등 제주의 봄에 한껏 취할 수 있다. 

동양 최대의 동백 수목원인 카멜리아힐은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다양한 동백꽃이 쉬지 않고 피어 늘 붉은 카펫이 깔린 것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뽐낸다. 봄에 꼭 봐야 할 것으로 제주들불축제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문의전화는 한림공원 064-796-0001, 노리매 064-792-8211, 카멜리아힐 064-792-0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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