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침몰 세월호의 단원고 희생자를 위한 임시 합동분향소를 찾은 많은 시민들이 조문을 위해 긴 줄을 만들고 있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교사·학생들을 추모하기 위해 23일 설치된 임시분향소가 기본적인 의전도 고려하지 않은 조화배치로 조문객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임시분향소'는 23일 오전 9시부터 조문을 받기 시작했으나 온 국민이 고인들의 넋을 추모하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말 그대로 '임시 분향소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 현지를 방문해 실종자 구조 등 사태수습을 당부했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발언을 했지만 정작 분향소에는 오전까지 대통령이 보낸 조화는 없었다.

또 새정치민주연합의 김한길, 안철수 두 공동 대표의 조화도 역시 눈에 띄지 않았다.

박 대통령 조화와 야당 공동대표의 조화는 정오쯤 도착해 자리를 잡았다.

조화의 배치도 상식적인 의전이 고려되지 않은 듯 한동안 멋대로 놓여있었다.

통상 국가원수 등 3부요인과 행정수반, 장관 등 순으로 조화를 배치하지만 단원고 분향소에는 왼쪽 첫번째 자리를 김문수 경기지사 조화가 차지했고 이어 김영삼 전 대통령, 김철민 안산시장, 김경호 경기도의회 의장 등 순으로 배치됐다.

이후 11번째부터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강병규 안전행정부장관, 정홍원 국무총리, 강창희 국회의장, 이주영 해수부장관 등 순으로 놓였다.

이같은 허술한 배치는 언론보도후 공무원들이 동원돼 순서를 바꾸는 소동을 벌인 끝에 대통령, 국회의장, 국무총리, 전직 대통령, 정부 부처 장관 등 순으로 제자리를 찾았다.

이처럼 조화배치 의전이 엉망인 이유는 임시분향소를 경기도와 도교육청, 안산시 등이 공동으로 꾸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부 조문객들은 "국가적인 참사 앞에 전 국민이 고개를 숙이고 고인들의 넋을 위로하는 상황에서 지방 공무원들은 소속 단체장만을 홍보하기 위해 조화배치도 멋대로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임시분향소는 올림픽기념관 실내체육관에 총 240위를 봉안할 수 있도록 꾸며졌고 이날 현재까지 교사와 학생 22명의 영정과 사진이 안치됐다.

정부는 유족들이 희생된 단원고 교사·학생들을 한자리에서 추모할 수 있는 대형 분향소 설치를 희망함에 따라 28일까지 초지동 화랑유원지에 합동분향소를 설치, 29일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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