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승객을 구하려다 숨진 승무원 양대홍 사무장의 영결식이 18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길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아이들을 구하러 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을 부인에게 남기고 침몰하는 세월호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가 숨진 승무원 양대홍(45) 사무장의 영결식이 18일 엄수됐다.

영결식은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인천시 남동구 길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과 지인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0분간 치러졌다.

유족들은 양 사무장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운구차량을 한동안 따라가다가 울음을 터트리거나 주저앉았다.

장례식장을 떠난 운구차량은 인천시 서구 가좌동 양씨의 자택을 들렀다. 유족들은 간단하게 노제를 지내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시신은 인천시 시립 화장장인 부평승화원에서 화장된 뒤 봉안당에 안치됐다.

양 사무장의 시신은 세월호 참사 한 달여만인 지난 15일 전남 진도 사고 현장에서 발견됐다.

양 사무장은 생전에 검소했으며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밴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식도 고인의 뜻을 이어 최대한 검소하게 치러졌다. 유족들은 부의금도 정중히 사절했다.

양 사무장은 사고 당시 부인 안모(43)씨에게 휴대전화로 전화해 "배가 많이 기울어져 있다. 수협 통장에 돈이 좀 있으니 큰아들 학비 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길게 통화하지 못한다. 아이들을 구하러 가야 한다"고 마지막 말을 남겨 많은 이들에게 사명감과 책임감의 중요성을 일깨워 줬다.

고인은 세월호가 거의 90도로 침몰하는데도 탈출하지 않고 승객 구조를 하다 끝내 숨진 유일한 고위 승무원이다.

양 사무장의 희생정신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잊어선 안 될 세월호 의인'이라며 의사자로 선정해야 한다는 지지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 서구는 준비를 마치는 대로 다음 주중 양 사무장에 대한 의사자 선정을 보건복지부에 신청할 계획이다.

한편 세월호에 탑승한 인천 거주민 36명 가운데 19명이 구조됐으며 16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세월호 승무원인 이모(55)씨는 아직 실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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