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생존자가 보낸 구조요청인 것처럼 인터넷에 허위글을 올린 최초 유포자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10대 미성년자인 이들은 "실종자들이 빨리 구조됐으면 하는 마음에 그랬다"며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세월호 생존자를 사칭해 구조 메시지를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A(12)양과 B(15)군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A양은 자신의 카카오스토리에 '아진짜전화안터져문자도안되게ㅗ뭐도안되데닽체문자니까지금여기배안인데사람있거든아무것도안보이는데남자애드ㅡㄹ몇몇이랑여자애들울고있어나아직안죽었으니까아네사람잇다고좀말해줄??#39;라는 허위글을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경기 김포에 사는 한 시민은 16일 오후 11시 10분께 '딸(11)의 카카오스토리에 구조 메시지가 공유됐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카카오스토리가 지인 등과 '친구'를 맺어야 메시지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을 감안, 김포, 고양, 파주지역 인근 초등학생들이 장난삼아 유포한 것으로 보고 수사해왔다.

A양은 경찰에서 "언니, 오빠들이 빨리 구조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살아있는 것처럼 글을 써서 SNS에 올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양이 형사 미성년자임을 감안, 법원 소년부 송치 등 형사 처분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B군은 한 인터넷 사이트에 단원고 2학년 여학생 이모양이라고 사칭해 구조요청 메시지를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메시지에는 '트위터 아이디가 없어서 여기다가 글 올립니다 데이터가 별로 없어요 단원고 2학년 *반 이**입니다 선미쪽에 있는데 유리창 깨질가봐 무섭네요 구조대 안와요? 댓글밖에 안써져요'라고 쓰여 있다.

 앞서 경찰은 해당 사이트에 문의, 글쓴이의 아이디 'topj****'와 이 양의 개인정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근거로 허위 메시지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했다.

B군은 경찰조사에서 "이 양의 실명은 트위터에서 보고 사칭했다"며 "호기심도 있었지만 이런 글을 올리면 정부가 빨리 구조에 나설 것 같아 그랬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B군 부모는 경찰에 장문의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경찰은 B군이 형사입건 가능 연령이나 사건 경위 등을 참작해 형사입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인터넷에 유언비어를 유포해 국민 혼란을 부추기는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할 계획"이라며 "해당 학생들에 대해서도 처벌 여부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