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우편함 인근 오토바이서 발화…폭발·바람에 초기진화 못해

▲ 10일 오전 의정부시 의정부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연기와 불길이 피어오르고 있다. (일간경기=연합뉴스)

주말 오전 의정부시내 주거용 오피스텔 등 건물 4동에 화마가 덮쳐 100여 명이 사상했다.

◇ 화재 발생

10일 오전 9시 27분께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대봉그린아파트에서 불이 나 한경진(26·여)씨 등 4명이 숨졌다.

또 건물 안에 있던 주민 100명이 연기를 마시는 등 부상해 인근 병원으로 분산 치료 중이다.

이 가운데 10명은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인근 건물로 확산해 10층과 15층짜리 건물 등 4개 동을 태웠다.

한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안현순(67·여)씨와 40대 여성은 연기를 마셔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 치료 중 숨졌다.

이광혁(44)씨는 화재 진압 후 소방관들이 2∼4층을 수색하다 발견했다.

주차장에 있던 차량 20대도 모두 탔다.

소방당국은 헬기 4대 등 장비 155대와 소방관 500명을 동원했지만, 진입로가 좁고 건물 뒷편이 지하철 철로여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은 발생 2시간 여만인 이날 오전 11시 44분께 진화됐다.

▲ 10일 오전 발생한 의정부 아파트 화재는 최초로 1층 우편함 옆에 있던 오토바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검게 타버린 1층 주차장의 모습. (일간경기=연합뉴스)

◇ 화재 상황
이날 불은 대봉그린아파트 1층에서 시작됐다.

주민 정모(46)씨는 "1층에서 펑 소리가 나더니 불길이 일었다"며 "20분 만에 불이 옆 건물로 옮겨붙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화재 당시 바람이 강해 불이 외벽을 타고 삽시간에 원룸 등 인근 드림타운과 해뜨는 마을 등 각각 10층과 15층짜리 건물 2동, 5충짜리 상가건물과 주택 등으로 번졌다.

요양병원을 비롯한 인근 건물 주민들도 긴급 대피했다.

대봉그린아파트에는 90가구가 사는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했다.

1층 출입구가 막히자 주민들이 갇혔다가 건물 안으로 진입한 소방관의 도움으로 대피했다.

저층 주민은 창문에서 비명을 지르다 뛰어내리기도 했다.

일부 주민은 옥상으로 피신, 소방헬기 4대에 의해 구조됐다.

주민을 구조하러 건물 안으로 들어갔던 경찰관 2명도 갇혀 7층에 있던 1명은 사다리차로 구조됐다. 3층에 갇힌 이재정(35) 순경은 에어매트로 뛰어 부상하기도 했다.

경찰도 1천여 명을 동원, 인명 구조에 나섰다.

의정부시는 인근 경의초등학교에 이재민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

◇ 경찰 수사
이번 불은 애초 대봉그린아파트 1층 주차장 차량에서 불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과열 등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소방당국과 경찰은 폐쇄회로(CC)를 확인해 1층 우편함 옆에 주차된 4륜 오토바이에서 최초 불이 시작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오토바이 주인을 상대로 화재 원인과 연관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이와 별도로 방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

불은 건물 외벽을 타고 급속도로 확산했다.

또 건물 안에 있던 입주민들은 불이 났는데도 화재경보나 대피 방송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2013년 입주를 시작한 이 건물이 건축자재를 제대로 사용했는지, 소방설비를 제대로 갖췄는지 등도 수사할 방침이다.

◇ 이름은 아파트, 허가는 오피스텔 
불이 난 건물은 아파트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주거용 오피스텔로 허가를 받았다.

불이 처음 시작된 대봉그린아파트와 불이 번진 드림타운은 모두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다. 2013년 입주가 시작된 새 건물이다.

10층 이하의 건물이어서 스프링클러는 설치되지 않았다.

인근 해뜨는 마을은 지하 1층, 지상 15층 규모다.

이들 건물 3동에는 264가구가 살 수 있다.

그러나 입주가 완료되지 않아 175가구가 살고 있었던 것으로 의정부시는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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