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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도 때가 있다. 그리고 특정한 시기에 방문하면 더욱 좋은 장소가 있다.
 
새해를 맞이해 문화, 예술,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거나 기념할 만한 행사가 펼쳐지는 지역을 중심으로 추천 여행지를 선정했다. 2015년에 주목해야 할 12곳을 공개한다.
 
◇ 1월, 호주 멜버른 =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다. 빅토리아주의 주도인 멜버른은 1월이 여름의 절정이다. 평균 최고기온이 26도, 최저기온이 14도로 운동을 즐기기 좋은 날씨가 이어진다.
 
세계 4대 테니스 대회로 손꼽히는 호주 오픈은 멜버른 올림픽 파크에서 해마다 1월에 막을 올린다. 2015년에는 1월 19일부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1월에는 아시아의 축구 강국을 가리는 아시안컵이 호주에서 개최된다. 한국과 호주를 포함해 16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멜버른, 시드니, 브리즈번, 캔버라, 뉴캐슬 등 5개 도시에서 펼쳐진다.
 
A조에 편성된 한국은 캔버라에서 두 경기, 브리즈번에서 한 경기를 치른다. 캔버라는 멜버른에서 자동차로 7시간 정도 걸리는 호주의 수도다. 만일 A조에서 1위에 오르면 멜버른에서 8강전을 갖는다.
 
호주에서 가장 유럽 같은 도시로 평가받는 멜버른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곳이다.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공공미술관인 국립 빅토리아 미술관을 비롯해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이 산재해 있다.
 
또 대로 안쪽에서는 개성 만점의 골목 탐험을 할 수 있다.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부티크에 들르고, 유서 깊은 카페에서 진한 커피와 초콜릿을 맛볼 수 있다.
 
일부 거리는 테이블과 의자가 빽빽하게 설치된 노천카페로 변신한다. 왁자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음식과 와인, 맥주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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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카타르 도하 = 카타르는 최근 대형 스포츠 행사를 가장 열정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나라다. 2015년에는 세계 남자 핸드볼 선수권 대회, 2019년에는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특히 2010년에는 한국과 일본, 호주, 미국을 누르고 2022년 월드컵 유치에 성공했다. 이후 살인적인 더위, 일부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의 뇌물 수수 의혹 등 문제점이 거론되면서 논란이 일었으나 FIFA의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카타르는 이에 머물지 않고 2024년 하계 올림픽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
 
자연스럽게 카타르의 수도인 도하는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도시가 됐다. 도하는 사막 위에 건설된 신기루 같은 공간이다.
 
천연가스로 부를 축적한 카타르 정부는 지난 수십 년간 고층 빌딩을 쌓아 올렸다. 사회 인프라와 치안이 잘 정비돼 있어 외국인도 마음 편히 다닐 수 있다. 현대적인 시가지의 이면에는 과거 모습이 간직된 재래시장도 있다.
 
도하는 매력적인 도시지만, 뜨거운 날씨 탓에 여행을 주저하게 된다. 그러나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결코 덥지 않다. 2월은 평균 최고기온이 23도, 최저기온이 14도다.
 
2015년에는 1월부터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진다. 1월에는 카타르 마스터스 골프 대회, 2월에는 모터쇼, 3월에는 음식 축제가 벌어진다. 또 시장인 수크 와키프(Souq Waqif)에서는 1월부터 2월까지 뮤지컬, 서커스 등 각종 공연이 진행되는 봄 축제가 펼쳐진다.

◇ 3월, 벨기에 몽스 = 인구가 10만 명이 채 되지 않는 몽스는 생소한 도시다. 에노(Hainaut)주의 주도로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약 60㎞ 떨어져 있으며, 프랑스와의 국경이 매우 가깝다.
 
2015년에 몽스를 찾아야 하는 이유는 유럽 문화 수도이기 때문이다. 유럽 문화 수도는 유럽연합에 속한 나라들이 돌아가면서 도시를 선정해 문화 축제를 벌이는 사업이다. 2015년에는 몽스와 함께 맥주로 명성이 높은 체코의 플젠이 이름을 올렸다.
 
몽스는 유럽 문화 수도를 기념해 연극, 무용, 디자인, 미술, 문학, 음악, 음식 등 모든 문화 장르를 망라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중 사망 125주기를 맞는 빈센트 반 고흐 관련 전시가 가장 관심을 끈다. 성직자가 되기를 원했던 고흐는 1878년부터 1880년까지 벨기에 북부의 탄광지대에 머물면서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보자르(Beaux-Arts) 몽스에서는 1월 23일부터 5월 17일까지 고흐 전이 열린다. 또 3월 15일부터 5월 17일까지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연출한 '꿈' 등 반 고흐를 다룬 영화가 상영된다.
 
몽스의 유럽 문화 수도 행사는 3월 이후에도 지속된다. 여름에는 시내 중심지가 7천여 송이의 해바라기로 장식된다. 해바라기는 고흐가 자주 작품의 소재로 삼았던 꽃이다. 또 벨기에의 미식을 경험할 수 있는 행사도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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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중국 칭다오 = 산둥반도 남쪽에 위치한 항구도시인 칭다오(靑島)는 맥주로 유명하다.
 
본래 작은 어촌이었던 칭다오는 1898년 독일 조계지가 되면서 발전했다. 독일 사람들은 군항과 주택을 건설하고 지난(濟南)까지 철로를 놓았다. 맥주 또한 독일인들의 유산 중 하나였다.
 
칭다오는 청주, 니가타와 함께 2015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뽑혔다. 유럽 문화 수도를 본떠 만들어진 동아시아 문화도시는 한국, 중국, 일본의 도시를 하나씩 골라 문화 교류를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첫발을 내디딘 지난해는 광주, 취안저우, 요코하마가 주인공이었다. 

이와 함께 올해는 한국과 중국 정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중국 방문의 해'이기도 하다. 

칭다오의 봄은 4월에 찾아온다. 개나리와 벚꽃이 만발해 도시 전체가 알록달록해진다. 4월 중순부터 중산(中山)공원에서는 벚꽃 축제가 펼쳐진다. 또 날씨가 따뜻해 바닷가를 산책하기에도 괜찮다. 

샤오위산(小魚山)공원에 오르면 녹지 사이에 군데군데 고개를 내민 붉은 지붕의 주택이 보인다. 1930년대 독일인 건축가가 설계했다는 천주교당과 바다 위에 떠 있는 다리인 잔차오(棧橋)도 인기 있는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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