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부채와 방만 경영으로 물의를 빚은 공공기관장 상당수의 지난해 연봉이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부채와 손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정부가 성과급을 줄인 결과다.

그러나 이들 부채·방만 경영 기관장의 연봉은 삭감 후에도 2억원을 훌쩍 웃돌았다.

1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정부가 부채 중점관리 기관으로 선정한 18개 공공기관 기관장이 지난해 수령한 임금 총액은 39억9천300만원으로 1년전의 41억9천400만원보다 4.8% 감소했다.

지난해 304개 전체 공공기관장의 임금이 0.8% 오르는 동안 이들은 삭감이라는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18개 부채 중점관리 기관장의 임금 총액은 2009년 28억3천500만원, 2010년 37억8천800만원, 2011년 40억3천700만원 등으로 점차 우상향 곡선을 그리다 지난해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다만 이들 18개 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2억2천200만원으로 전체 공공기관장 평균인 1억6천300만원의 1.4배 수준이다. 

방만 경영 20개 공공기관장의 지난해 임금 수령액도 50억3천900만원으로 1년전보다 2.5% 감소했다.

이들 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2억5천200만원으로 역시 전체 공공기관장 평균의 1.5배 이상 수준이다. 

기관별로 보면 광물자원공사 사장의 임금은 2012년 2억1천100만원에서 1억100만원으로 52.1%나 줄었다. 해외자원 개발사업 부진 등으로 기관장 평가 등급이 같은 기간 B에서 D로 내려가면서 성과금이 대폭 깎인 것이다. 

역시 해외 자원 개발에 실패한 석유공사 사장의 임금은 1억9천만원에서 1억1천200만원으로, 원전 비리로 사회적 지탄을 받은 수력원자력 사장의 임금은 2억600만원에서 1억2천만원으로 41.7%씩 삭감됐다.

예탁결제원(-19.2%)과 방송광고진흥공사(-15.3%), 중부발전(-15.1%) 부산항만공사(-15.0%), 원자력안전기술원(-14.8%), 동서발전(-13.2%), 도로공사(-12.5%), 수자원공사(-12.5%), 가스공사(-12.4%) 등 기관장의 임금도 10% 이상 깎였다.

부채·방만 경영 38개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기관장은 장학재단으로, 2012년에 2억300만원이던 임금이 2억7천500만원으로 올라갔다.

남부발전과 서부발전, 지역난방공사[071320] 사장의 임금 상승률은 20%대, 철도시설공단 이사장과 수출입은행장의 연봉은 10% 인상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관장의 임금은 기본급에 기관평가와 기관장 평가에 따른 성과금을 합산하는 형태로 결정된다"면서 "부채·방만 경영 기관은 이미 경영상의 문제가 적발된 기관이므로 삭감된 기관이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