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환 (연합뉴스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4연패로 2014년 프로야구의 뜨겁던 한 시즌이 마무리됐지만, 쉴 틈도 없이 그라운드 못지않게 뜨거운 '영입 전쟁'이 시작된다.

스토브리그의 꽃이라 불리는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16일 막을 올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야구규약에 따라 한국시리즈 종료 5일 후인 16일 FA 자격 선수를 공시할 예정이다.

타자는 매시즌 총 경기수의 3분의2 이상 출전해야 하고, 투수는 규정투구횟수의 3분의2 이상 던진 시즌이 9시즌(4년제 대학 졸업시 8시즌)에 도달해야 FA 자격을 얻는다.

권리를 행사하려는 선수는 KBO 공시 후 이틀 내인 18일까지 직접 FA를 신청할 수 있고, KBO가 19일 FA 승인 선수를 공시하면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린다.

FA를 신청한 선수는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원 소속구단과 우선 협상에 나서고, 여기서 결렬되면 27일부터 내달 3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구단과 협상 테이블을 차릴 수 있다.

여기서도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선수들은 내년 1월 15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다시 계약을 논의하게 된다.

각 구단은 FA 신청 선수가 전체 9명 이하면 1명씩, 10∼18명이면 2명씩, 19∼27명이면 3명씩, 28명 이상이면 4명씩 영입할 수 있다.

올해는 20명 이상의 선수가 FA 자격을 얻을 것으로 예상돼, 21명이 공시돼 16명이 FA를 신청한 지난해 이상으로 풍성한 스토브리그를 기대케 한다.

더구나 월척으로 분류되는 대형 선수들이 시장에 많이 풀리는 터라 사상 최초로 '몸값 100억원' 시대가 열릴지 큰 관심을 끈다.

이미 지난해 롯데 강민호(4년간 총 75억원)를 필두로 한화 정근우(4년간 최대 70억원)·이용규(4년간 최대 67억원) 등이 줄줄이 종전 FA 계약 최고액(2005년 심정수·4년 최대 60억원)의 기록을 넘어선 터라, 올해는 더 큰 '잭팟'을 터뜨릴 선수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 안지만 (연합뉴스 제공)

100억원 시대를 열어젖힐 선수로 첫 손에 꼽히는 주인공은 SK의 3루수 최정이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3할 타율을 유지하고, 지난해까지 4년 연속 20홈런 고지를 정복한 최정은 공격만이 아니라 수비에서도 정상급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전력 보강을 원하는 팀들의 구미를 자극한다.

이 밖에도 최정상급의 수비력에 준수한 공격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외야수 김강민·조동화와, 베테랑 유격수 박진만 등이 FA로 풀릴 예정이라, SK는 FA시장의 '태풍의 핵'이 될 수 있다.

우승팀인 삼성에서는 투수진 가운데 대어들이 나와 스토브리그를 달군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2승을 거둔 에이스 윤성환과 리그 최고의 오른손 불펜 안지만을 필두로 배영수, 권혁 등이 시장을 노크할 자격을 갖췄다.

언제나 스토브리그의 최대 화두는 투수진 보강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시장으로 풀린다면 두툼한 돈다발이 풀릴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도 롯데의 좌완 에이스 장원준, LG 박용택, KIA 송은범 등이 이번 FA 시장을 달굴 주요 선수로 꼽힌다.

선수들의 몸값을 좌우하는 요소로 시장의 상황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4강 진출에 실패한 5개 구단이 모두 사령탑을 교체한 터라, 새 감독 체제에 힘을 싣고 팬들에게 희망을 주고픈 구단들은 FA 선수들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

5위 SK는 '내부 단속'이 급선무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구단들은 언제든 원하는 선수가 나오면 지갑을 열 수 있다.

내년에는 제10구단인 KT 위즈가 1군 진입을 앞두고 있어, 앞서 NC 다이노스가 그랬듯 시장의 '큰 손'으로 나설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다만,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외국인 선수가 3명으로 운용된다는 점은 선수들의 시장 가치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올해 여러 구단이 외국인 야수와 국내 선수의 포지션 중복 문제로 고민했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야수 영입에 있어서는 각 구단이 '큰 틀'을 먼저 그린 뒤 신중하게 움직일 수도 있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