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잣향기푸른숲서 행복을
교동장독대마을에서 여유를
봉인사에서 되찾는 '나 자신'

[일간경기=조영욱 기자] 짙푸른 창공과 붉게 물든 단풍, 노오란 낙엽이 겹겹이 쌓이면 가을이 무르익고 있다는 것이다. 낙엽처럼 가을도 곧 진다는 것이다. 짧아서 더 아름다운 가을, 경기도에서 찰나의 가을을 만나보자.   

 

수령 90년 이상의 잣나무가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빽빽하게 사방을 에워싼 경기도 잣향기푸른숲. 경기도 내 15개 산림 휴양지 중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오는 숲으로 유명하다. (사진=경기도)
수령 90년 이상의 잣나무가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빽빽하게 사방을 에워싼 경기도 잣향기푸른숲. 경기도 내 15개 산림 휴양지 중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오는 숲으로 유명하다. (사진=경기도)

 

백년 내공 깃든 잣나무 숲 피톤치드 폭포 '가평 경기도 잣향기푸른숲'

수령 90년 이상의 잣나무가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빽빽하게 사방을 에워싼 경기도 잣향기푸른숲. 경기도 내 15개 산림 휴양지 중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오는 숲이라 소개하는 해설사의 설명 덕분인지, 삽시간에 마음이 상쾌해진다.

축령산(886m)과 서리산(832m) 사이, 해발 450~600m에 자리한 숲은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대부분이지만, 걷기가 고되지 않은 것은 무장애 나눔길과 데크로드 덕분이다. 무장애 나눔길은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걷기 좋은 널찍한 나무데크길로, 잣나무 군락과 계곡물 소리가 동행이 되어준다.

잣향기목공방과 축령백림관 사이의 오르막길을 지나 데크로드를 따라가면 숲의 또 다른 볼거리, 화전민 마을이 나타난다. 1960~1970년대 축령산 화전민이 살던 마을 터에 너와집과 귀틀집, 숯가마 등을 재현했다. 집 마루에 걸터앉아 눈을 감으면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가 또렷해진다. 숲에서 가장 높은 곳엔 물가두기 사방댐이 있다. 축령산 일대의 산불 진화를 위한 취수원으로 조성했는데, 수면 위에 하늘이 드리운 풍광이 시선을 붙든다.

경기도 잣향기푸른숲은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가 운영하는 산림치유 시설이기도 하다. 홈페이지 예약을 통해 숲 해설, 산림치유·목공체험 프로그램, 참가자가 숲 지도를 보고 10개 이내 지점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비대면 프로그램 ‘잣티어링’ 등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단, 목공체험 재료비 자비 부담)

포천 교동장독대마을의 가장 인기있는 코스이기도 한 고추장 만들기 체험.  마을에서 농사지은 고춧가루, 주민들이 담가 3년 이상 묵은 간장, 말린 메주콩을 가루 낸 메줏가루 등 재료에 들어가는 공력이 어마어마하다. (사진=경기도)
포천 교동장독대마을의 가장 인기있는 코스이기도 한 고추장 만들기 체험.  마을에서 농사지은 고춧가루, 주민들이 담가 3년 이상 묵은 간장, 말린 메주콩을 가루 낸 메줏가루 등 재료에 들어가는 공력이 어마어마하다. (사진=경기도)

까만 장독대에는 맛난 장이 익어가고.. '포천 교동장독대마을'

마을 뒤로 고남산 자락이 너울너울 펼쳐지고, 옆으로 한탄강 줄기가 시원스럽게 흐르는 곳에 자리한 교동장독대마을.

지금은 남부럽지 않은 농촌마을이지만, 10여 년 전 한탄강 댐이 들어서며 살던 곳을 떠나야 했던 20여 가구가 이주한 마을이 바로 이곳이다. 주민들은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새로운 터전을 가꾸어 나갔다. 집집마다 길을 닦고 농사를 지었으며, 요리 자격증을 취득한 주민들이 체험 프로그램 강사로 나서며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거듭났다.

마을에서는 다양한 농촌 체험을 선보인다. 고추장 만들기·오디강정 만들기·뽕잎 인절미 떡 메치기 같은 음식 체험, 마을 식재료를 활용하여 하루 세끼를 직접 만드는 삼시세끼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특히 30분 만에 만들고 집에 가져가 바로 먹을 수 있는 고추장 만들기는 체험객들 반응이 뜨겁다. 마을에서 농사지은 고춧가루, 주민들이 담가 3년 이상 묵은 간장, 말린 메주콩을 가루 낸 메줏가루 등 재료에 들어가는 공력이 어마어마하다. 고추장 맛이 유달리 깊고 진한 이유다.

체험 후에는 발길 닿는 대로 마을 곳곳을 거닐어도 좋겠다. 아침 햇볕을 쬐는 장독대, 장독대 위에 쉬었다 가는 잠자리, 소일거리를 하는 주민들 모습에 조급하던 마음이 순해진다. 오디 음료와 뽕잎 와플을 판매하는 멀베리 카페 앞의 연못은 가을 분위기가 물씬 나는 쉼터다.

 

경춘선 금곡역에서 절 마당까지 운행하는 64번 마을버스가 있어 접근성이 좋은 남양주 봉인사의 템플 스테이는 다양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사진=경기도)
경춘선 금곡역에서 절 마당까지 운행하는 64번 마을버스가 있어 접근성이 좋은 남양주 봉인사의 템플 스테이는 다양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사진=경기도)

속세와 잠시 이별..온전한 나와 마주하다 '남양주 봉인사 템플스테이'

봉인사는 남양주의 천마산 서쪽에 자리한 절이다. 경춘선 금곡역에서 절 마당까지 운행하는 64번 마을버스가 있어 접근성이 좋다. 아담한 사찰은 위용을 뽐내지 않아 편안함이 도드라진다.

200여 년 된 살구나무가 있는 큰 법당, 표정과 자세가 제각각인 1250 나한상, 지장보살을 모신 전각인 지장전,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묵는 자광전 등 경내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일상과 잠시 거리를 두고 마음의 휴식을 얻는 데에는 템플스테이만 한 것이 없다. 사찰 예절 배우기, 예불(부처에게 절하는 의식), 공양(절에서 먹는 식사), 다도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것이 템플스테이의 핵심이다. 봉인사는 다양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특히, 몸의 에너지를 깨우는 참장공 차크라 요가, 광릉수목원에서의 명상이 독특하다. 1박 2일간의 참장공 차크라 요가는 20여 년간 생활 명상을 가르친 강사의 지도하에 참장공, 디톡스 요가, 쿤달리니 각성 차크라 요가 등 다양한 요가 수련법을 배우며 몸속 독소를 배출하고 마음속 화를 다스리는 프로그램이다.

‘참장공’은 태극권의 기초 동작이자 중국 무술에서 기본이 되는 자세다. 무릎은 살짝 구부린 채 상체 힘을 빼고 나무를 끌어안은 듯한 자세를 일정 시간 동안 유지하면 몸속의 탁한 기운이 배출돼 디톡스 효과가 탁월하다. 공기 맑은 절에서 체내의 나쁜 기운을 내보내고 속이 편안한 사찰 음식을 먹으니 심신이 금세 건강해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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