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는 진인의 땅이었다 = 정형진 지음.

단군조선의 기원부터 삼국시대로 접어드는 삼한까지 고대사 전체를 '진인'(辰人)이라는 집단을 통해 살펴본 책이다.

저자는 단군조선이 기원전 2333년 중국 요서지역의 홍산문화(紅山文化)를 기반으로 성립했다는 관점으로 고대사의 그림을 그려 나간다.

그에 따르면 단군왕검 사회는 기원전 15세기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로 위기를 맞고 기원전 13세기 붕괴하는데, 이때 지도층이 요하를 건너 동쪽으로 이동했다.

저자는 이들이 바로 '진인'으로, 고인돌 문화를 퍼뜨리며 요동과 한반도 서북지역으로 이동했으며 이후 한반도에 정착했다고 주장한다.

진인들이 한강 이남 최초의 정치체인 진국(辰國)을 세웠고, 진국으로 이어진 진인의 맥이 삼한으로 나뉘었다가 신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구려·백제·신라 삼국 가운데 단군의 적통을 이은 한민족의 적자는 신라라는 것이 저자의 논리다.

알에이치코리아. 512쪽. 2만원.

 

▲ 과학교육의 사상과 역사 = 발터 쇨러 지음. 정병훈 옮김.

독일의 교사 출신 교육학자 쇨러가 아헨대학교에 제출한 교수자격 청구 논문이다.

오늘날 과학교육을 근대 시민사회의 산물로 평가하면서, 과학이 정규 교육에 편입되기까지 어떤 정치·사상적 흐름을 거쳤는지 짚어본 저작이다.

17세기 초부터 성장한 시민계급이 대부분 상공업에 종사해 기술과 과학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했다. 이런 가운데 절대왕권이 강화되고 계몽 전제군주가 등장, 수공업에서 기술과 과학의 도움으로 국가 발전을 도모하려 하면서 공리주의에 바탕을 둔 실물교육이 발달했다.

17세기 말 계몽주의의 급진성을 우려한 보수 기득권층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경건주의가 득세하지만, 과학 대중화와 학교 과학교육 강화를 요구하는 박애주의 교육운동의 힘에 밀려 19세기 말 과학이 정규 교과로 독립하기에 이른다.

 저자는 과학교육이 자연스럽게 오늘날의 모습을 띤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정치, 경제, 계급, 사상, 교육기관 등이 상호작용한 역사이자 현상이라고 강조한다.

    한길사. 636쪽.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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