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봉 서울취재본부 국장대우.
이민봉 서울취재본부 국장대우.

민주당은 애초에 원팀이 불가능한 조직이다.

온갖 잡탕을 만들어 놓고 원팀을 강요한들 그게 먹힐리가 없다.

정당이란 가치와 목표지향을 분명히 하고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야 하는 조직이다.

지금의 국민의힘은 오랫동안 이 나라의 권력과 기득권을 형성해 온 집단이다 보니 아무래도 힘의 원리에 의해 추종자들이 많다. 

그렇다 보니 그 세력에 반하는 민주당은 온갖 잡다한 세력을 다 취합해야만 그나마 저항할 수 있었고, 대적할 수 있었으니 일면 불가항력적인 것도 인정할 수 밖에 없을지 모르겠다.

좋게 포장하면 다양성이라 할 수 있겠고 좀 솔직하게 말하면 오합지졸인 것이다. 진보와 보수의 색깔을 다 가지고 있고, 각 지역이 다 뒤섞여 있다. 사실상 색깔이 없다. 솔직하게 내가 그 속에서 보이는 대로 말하면 수박들의 집합소다.

촛불의 엄청난 물결에 의한 대중심리, 이어진 대선에서의 승리, 대선직후 문재인 대통령의 초고공 지지율은 자칭보수 진영 사람들을 크게 위축시켰고, 눈치만 보던 사람들이 갑자기 민주당으로 몰려 들었다. 밝은 빛만 쫒는 날벌레들의 집합소가 된 것이다.

물론 정치란게 세를 먹고 자라는 것이기에 몰려드는 사람들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모든 조직에는 질서와 룰이 필요하다. 적어도 새로 들어온 사람들의 성격을 유심히 살펴서 조직이 지향하는 방향에 맞는 사람들로 개조하고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고 일정 수준의 기여를 요구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노력과 과정이 전혀 없었다.  결국 차기를 노리는 소집단 또는 인물에 따라 패가 갈리고 이전투구에 빠지게 된 것이다. 소집단마다 노선은 다를지언정 공통분모 하나는 공유해야 한다. 그것을 중심으로 작은 노선의 차이는 조율하거나 통제할 수 있어야 하고 말이다.

지금 민주당의 가치는 무엇인가? 그리고 철학은 무엇인가?
나는 그것을 도무지 모르겠다.

누구를 따라야 할 것이며 누구와 같이 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겠다.

경선이 끝났지만 그 후유증은 그대로 남아 있다. 눈뜨고 못 볼 지경이다. 정치노선의 싸움도 아니다. 그냥 저질스런 뒷골목 한량들의 싸움같다. 그런 모습으로 선과 정의를 독점하려 드는가?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받아들여지게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당신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되묻고 싶을 뿐이며, 왜 우리가 당신들 편을 들어야 하는지 설득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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