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바다에서
                                  

                    정의홍

어느 태곳적부터 살아
이제껏 숨쉬는 너는
탄생과 소멸의 아득한 원점
네 앞에 서면
지구 저쪽으로부터 
누군가의 울음 소리 
끝도 없이 밀려오는데
바다를 휘젓던 큰 고래가
부서진 조개 껍질로 다시 태어나는 사이
만남과 이별의 굴레 속을 떠돌며
수 천 수만의 헤어짐을 
홀로 감당하느라 너는
먼 억겁의 시간 뒤에도
그 울음 그치질 못하겠구나

사진 인송. 
사진 인송. 

 

 

 

 

 

 

 

 

 

 

 

 

정의홍 (의학박사, 안과전문의) 1956년 강원도 강릉生. 경기고, 서울의대 졸업. 인제의대 백병원 안과, 미국 하버드의대 스케펜스안연구소에 재직. 2011년 ‘시와시학’ 등단. 한국시인협회 회원. ‘천국아파트’ ‘북한산 바위’ 등 시집 출간. 2013년 고향인 강릉으로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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