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에 대한 소고

                                               

                                           조갑조

그림처럼 있는 봄이 능선 아래 몸을 맡긴 채
제방 위로 햇살을 쬐지만
바람은 그 햇살에 베어 물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가슴 아린 날
민들레 꽃을 타고 떠난 당신.,
노란 수건을 쓴 당신

어린 날의 가슴은 사슴이 물 찾는 격이어서
어린 민들레는 쉬이 바람을 탔다

여좌천 그늘 아래서 입술을 깨문다
외로움에 압사하지 말자고,
종일 다짐을 한다

뼈가 물러 내리는 삶의 물살이 거셀수록
당신의 기억은
내 가슴에 비와 구름이 되어 훒어 내렸다

한 번도 놓아 보낸 적 없는

당신의 거리에는 민들레 옥양목 물결이
무겁고 넓게 바람을 탔다

엄마꽃, 노란꽃

 

 

 

 

 

 

 

 

 

 

 

 

조갑조 1947년 마산출생, 부산대학교 졸업. 한국문인협회 문학치유위원. 한국시인협회. 茶강사 
시집 '달개비' '보랏빛도 그리웠다' '까만 창틀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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