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기회' 본인 비전 도용
"슬로건은 철학과 혼 담아야"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부총리는 11월8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슬로건인 ‘기득권의 나라에서 기회의 나라로’는 본인이 제시한 비전을 도용한 것이라 맹공했다. (사진=홍정윤 기자)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부총리는 11월8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슬로건인 ‘기득권의 나라에서 기회의 나라로’는 본인이 제시한 비전을 도용한 것이라 맹공했다. (사진=홍정윤 기자)

[일간경기=홍정윤 기자] 김동연 전 부총리는 11월8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슬로건인 ‘기득권의 나라에서 기회의 나라로’는 본인이 제시한 비전을 도용한 것이라 맹공했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11월5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 윤석열 후보의 선출 수락연설을 듣고 놀랐다며 자신의 SNS에 “윤석열 후보의 슬로건이 표절”이라고 글을 올린데 이어 8일 캠프 특보단 임명식 후 이어진 기자와의 간담회에서도 이와 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날 기자와의 질의 시간에 “슬로건 뿐만 아니라 정책도 표절이 많다. 정책이야 좋은거 있으면 같이 하면 좋겠지만 예를 들어 공통공약시민평의회처럼 같이 논의해서 하자는 취지로 제안을 했었다”라며 “당선된 후보는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진 후보들도 함께하자”고 바람을 표했다.

김 전 부총리는 “그런데 슬로건은 이야기가 다르다. 슬로건은 철학이 담겨있다"라며 "제가 쓴 책에 기회라는 말이 280번 나온다. 대한민국의 비전과 문제를 한마디로 꿸 수 있는 말이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그가 저서한 ‘대한민국 금기깨기’라는 책을 소개했다.

덧붙여 김 총리는 “이 책의 내용은 기득권을 깨자는 내용이다.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 말하는 것과 말하기까지 고민과 철학 가치가 담기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라며 “윤석열 후보는 이것을 그대로 카피하고 이재명 후보는 기회총량을 늘리겠다고 했는데 그 유력 후보들이 제 철학에 동의하면 그 후보들이 깨고자 하는 기득권은 무엇이며 만들고자 하는 기회의 나라는 어떤 것인지 토론하고 싶다”며 자신의 정치 철학에 소신이 있음을 드러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부총리가 11월8일 캠프 특보단 임명 후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사진=홍정윤 기자)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부총리가 11월8일 캠프 특보단 임명 후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사진=홍정윤 기자) 

그러나 김 전 부총리는 “토론하자고 연락 온 후보가 없다”라며 “기득권 카르텔 속에서 살아온 그런 분들이 기득권 깨기 이야기 할 수 있겠는가. 후보는 누가 써준거 읽었겠죠? 자기의 혼과 고민을 담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맹폭했다.

김 전 부총리의 캠프 특보단 중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 명예교수도 “헌법학자로서 정당 민주주의를 가르치면서 들어갈 만한 정당도 없고 정치 혐오감이나 기피증이 있으면서도 정치는 폭증하고 있다”라며 “너도나도 나오고 싶어하는 서울 시장직을 제3지대 세력으로 규합해서 대처해야 한다고 한 모습이 생각난다, 이에 결국 만났다”라고 발언해 김 전총리의 정치 철학을 존중함을 밝혔다.

초박빙으로 예상되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제3지대라 지칭되는 김동연·안철수·심상정 세 대선 후보의 행보가 중요하다. 그러나 김 전 총리의 이날 발언은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거대 양강 구조로 소위 그가 말하는 기득권세력이므로 어느 쪽으로도 연대할 의지는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그가 캠프 인선을 구성함에도 정치인을 최대한 배제한 것과도 부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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