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유대인 학살에 쓰인 맹독성 가스류
슬러지, 코크스 원료 만드는 공정 재투입 과정서 발생
최근 5년간 관련 근무자 혈액암, 폐암 등 산재 지속

[일간경기=홍정윤 기자]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시안가스가 유출되고 있다”는 노웅래 국회의원의 질타에 연일 언론이 들끓고 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0월13일 “국민 기업인 포스코가 비용절감을 위해 근로자와 지역주민을 독가스인 시안가스에 노출시켜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성토한 바 있다.

시안가스는 ‘시안이 포함된 물질을 고온 처리 공정에 투입하면 발생하는 독성가스’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에 쓰여 유명하기도 하다.

노웅래 의원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채취한 BET 슬러지를 한국환경공단과 외부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에 각각 분석을 의뢰했다. 사진은 슬러지 채취 현장. (사진=노웅래 국회의원실·인디포커스) 
노웅래 의원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채취한 BET 슬러지를 한국환경공단과 외부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에 각각 분석을 의뢰했다. 사진은 슬러지 채취 현장. (사진=노웅래 국회의원실·인디포커스) 

노 의원이 제기한 문제는 “철광석을 녹이는 원료에 시안이라는 물질이 들어있는데, 이 시안이 포함된 슬러지를 적정 처리시설을 통해 처리·폐기하지 않고 재투입해 고온 처리 공정에서 가중된 시안가스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제철소라는 광양제철소가 "1년 간 27억원의 원료 절감을 위해 슬러지를 전문처리업체에 위탁 관리하지 않고 코크스 원료를 만드는 공정에 투입"해 처리중이다.

또 노 의원이 광양제철소에서 채취한 슬러지를 외부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이 분석한 결과 시안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연소하면 시안가스 뿐만 아니라 다핵방향족탄화수소(PAHs)도 발생할 수 있다.

다핵방향족탄화수소(PAHs)는 독성을 지닌 물질이 많은데, 예를 들어 발암물질로 알려진 벤조피렌은 석탄 연기에 많이 들어 있다. 즉 철광석을 녹이는 원료인 정제 석탄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인데 이를 적정 처리시설로 폐기하지 않았다.

노웅래 의원실 조유진 보좌관은 포스크 광양제철소 공장장에게 전화로 시안가스 발생 사실을 질문하자 ‘발생 사실은 인정하나 다만 밀폐돼 있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누출되더라도 소량’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석탄을 오븐 내에 넣을 때 내부에 잔료하는 가스가 주입구로 토출되며 외부로 유출되거나, 조업 완료된 코크스를 빼내는 과정에서 코크스 오븐 외벽이 모두 개방되기에 가스가 노출될 수 밖에 없다.

노 의원은 “코크스 오븐 고정이 주변 환경(온도, 습도, 바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유출은 지속작으로 발생했으며 심한 경우는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항 정도”라고 비판했다.

또 “전문가 인터뷰에 따르면 제철소 고로보다 코크스 오븐에서 오염물질이 더 많이 나올수 있으며 밀폐 자체가 어려운 구조다”라고 짚었다.

근로복지공단이 제출한 최근 5년간 포스코 산재 승인 현황을 분석한 결과, 코크스 오븐 공정 근무자들이 혈액암, 악성 중피종, 폐암 등 산재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연관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을 근거로 작업장 공기질 관리기준에 유해인자별 공기 중 노출 기준을 설정해 관리하고 있으며 시안가스 관련 노출 기준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광양제철소의 2020년 작업환경 측정 내역에는 시안 관련 유해인자에 대한 측정내역이 없는데 이는 시안이 1%이상 함유한 원재료를 취급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명했다.

이는 광양제철소에서 재투입한 슬러지에 시안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기 떄문이다.

또한 노 의원 측은 “코크스 오븐 배출물(휘발성콜타르피치, 벤젠 등), 석탄 분진, 광물성 분지, 일산화탄소 등을 측정했는데 모두 노출기준 미만으로 나타났다”며 “고용부 현장 측정 당시 코크스 오븐이 꺼져있을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고 강하게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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