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무 기자.
                                             정연무 기자.

간지(干支)에 따른 신축년(2021년) 상달(10월)에 성남골 필부는 투박한 글로써 화천대유에게 고하노니, 인간 욕망에서도 물욕이 으뜸으로, 치부의 요령이 도처에 흔하나, 백성에 올무를 놓고 재물을 얻은 네 악행의 신기가 남과 다름이라. 

노여움이 하늘을 찌르나 덧없음에 애통하다. 
대대손손 삶의 터전 강제 수용당한 원주민의 피눈물과 원망 소리 높이며, 만백성의 피와 기름으로 거둔 부를 네 손 가운데 지닌 지 겨우 육, 칠 년이라. 어이 탐욕이 그렇지 아니하리요. 
슬프다. 단죄(斷罪)를 잠깐 거두고 심신을 겨우 진정하여 너의 불미한 행장(行狀)과 나의 애통한 회포(懷抱)를 총총히 적어 네 마지막 길에 대하노라.
 
수년 전, 네가 대장동 땅 물어 성남시를 다녀온 후에, 공권력 앞세운 사익편취로 노른자 땅 얻으니, 형제, 원근(遠近) 지척에 보내고 수하 비복(婢僕)에 차차 나눠 주어, 오직 비상(非常)한 연분(緣分)으로 연구(年久)히 보전하려하니, 비록 무심한 땅덩어리이나 어찌 사랑스럽고 미혹(迷惑)지 아니했겠는가. 
마치 여름날의 주렴(珠簾)을 이루듯 편취의 기틀마저 공공의 방패로 마련하니, 땅짚고 헤엄치기라. 밥 먹을 적 쳐다보고 잠잘 적 떠울리며, 희희낙락 얽히고 설켜, 너의 생(生)에 가히 천하동인과 더불어 영원의 부를 꿈꿨으나, 이미 썩은 카르텔이고, 관과 상응(相應)하여, 조화(造化)가 완벽인 듯이나 동상이몽, 오월동주라, 

필부의 신세 박복하고 사나워 너의 재주에 미치지 못하고, 운세, 또한 미련하여 일곱 천하동인중, 뉘 하나 사귀지 못한지라. 그저 멀리 보이는 너의 절묘한 신기에만 넋을 뺏겨 시기와 미움으로 한숨이 적지 아니하더니, 오늘날 너를 영결(永訣)하니, 이는 사필귀정이고 하늘이 심판하심이로다.
 
권력이 만사형통이나 손에서 떨어질 때 있고, 부에 따르나 명을 거스를 때 있나니, 너의 끊이지 않는 탐욕이 신묘한 재질로 얽혀 집 한채 갖는 게 죄가 되는 나라, 전 국민 무산자 사회 이루려는 듯, 대대손손 이은 토지 강제 수용으로 원주민들 눈에 피눈물 내고, 원망 소리 드높이며, 급기야 LH마저 ‘소꿉장난’ 거리로 밀어내는 희대의 투기로 단군이래 최대 개발 비리를 기록하니 이를 연구 분석해 방대한 백서를 만들고도 남음이고, 후학들이 논문 소재로 활용할시, ‘노벨상’마저 떼어 놓은 당상이려니.

오호통재(嗚呼痛哉)라, 화천대유여. 
불의로 맺은 인연들과 공공의 탈로 의기투합해, 강제 수용, 헐값보상으로 서민재산 강탈할 때에, 민·관 유착으로 인허가권 남용에, 분양가 상한제 제외 두르고, 정. 관계 로비 일삼아 얻은 일확천금, 부정하고 부퍠한 의혹마저 옥쇄로 항전하니, 달도 차고, 경선(徑線)마저 기울고, 무수지수(貿首之讐) 부르짖음에 자끈동 힘이 가해지니 이는 예상치 못했구나.

아깝다 화천대유여, 신묘한 품질과 특별한 재능을 가졌으니, 의형(儀形)의 으뜸이요, 절묘한 수 놀림은 적벽의 공명과 주유를 합침이다. 
초호화 법조인들 형님으로 둔 것은 신의 수 인듯이고, 정치 곁가지들을 껴놓은 것은 치고 빠지기에 정석인 듯한지라. 그 재주가 두껍고 얇은 비단에 난새와 봉황을 수놓을 때처럼, 그 민첩하고 신기함을 귀신이 돕는 듯하였으나, 잉태하고 양육한 주인조차 너를 외면하니, ‘비리 증언’과 ‘뇌물 녹취파일’에 어찌 사람의 힘이 미칠 바리요.
오호통재(嗚呼痛哉)라 화천대유여, 두 동강이 나겠구나. 
정신이 아득하고 혼백(魂魄)이 산란(散亂)하여 마음을 빻아 내는 듯, 두골을 깨쳐내는 듯, 이윽도록 기색혼절(氣塞昏絶)하였다가 겨우 정신을 차려, 돌아보고 이어 보련들 속절없고 하릴없다. 
올바름을 무시한 채, 탐욕으로 천지간 생성되고 움직이는 이치에서 나오려 하고, 흩어짐을 본마음으로 포장하고,, 사욕을 억제하지도 않은 채, 충간(忠諫)을 요언(妖言)이라 이르고 정직을 비도(匪徒)라 하니, 그렇게 하고도 어찌 무너짐이 없겠는가? 
네 삼가하지 못한 탓이니 유죄(無罪)하다. 
하여 네 스스로 생을 내리려해도 봉고파직하고 위리안치가 우선이다

오호통재라(嗚呼痛哉)라. 화천대유여,  
네가 어짐(仁)을 죽이지는 않았으나, 어짐(仁)이 너로 인해 죽었으니 누를 한(恨)하며 누를 원(怨)하리. 
절묘 신기의 네 악행이 또렷함에도, 너 마지막 가는 길에 쓸쓸하고 외로움이 이는 것은 너를 낳고 기른 주인마저 너를 외면함이니, 태어나면서부터 어둠이었던 출생의 적막(寂寞)과 통한(痛恨)을 어찌못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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