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보험, 임금 체불 등 더이상 못버텨..9월부터 운행 중단"
인구감소, 대중교통 이용자 줄며 만성적자..근본 해결책 필요

[일간경기=신영수 기자] 지난1961년 삼용버스로 시작해 진흥고속 가평교통(주)으로 상호를 변경하며 60여 년 동안 가평군민들의 발이 되어온 가평교통이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운행 중단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1961년 삼용버스로 시작해 진흥고속 가평교통(주)으로 상호를 변경하며 60여 년 동안 가평군민들의 발이 되어온 가평교통이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운행 중단의 위기를 맞고 있다. 운행을 멈춘 채 줄지어 장기주차된 가평 버스들. (사진=신영수 기자)
지난1961년 삼용버스로 시작해 진흥고속 가평교통(주)으로 상호를 변경하며 60여 년 동안 가평군민들의 발이 되어온 가평교통이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운행 중단의 위기를 맞고 있다. 운행을 멈춘 채 줄지어 장기주차된 가평 버스들. (사진=신영수 기자)

가평교통(주)은 총 72대(시내버스 65대, 씨티버스 7대)의 버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씨티버스 7대는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이 끊기며 1년 6개월째 멈춰서 있다. 

가평지역을 오가는 65대 버스도 승차 인원이 없어 운행을 하면 할수록 적자 폭이 비례적으로 상승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가평교통 박윤희 전무는 “운수 근로자들 인건비는 커녕 기름값도 안 나오는 버스를 더 운행할 수 없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위기를 맞았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가평교통(주)의 총부채는 현재 110억원에 이른다.

그동안 회사는 돈이 되는 것들을 모두 팔아서 빚을 갚았다. 2013년 청평터미널 회사보유지분 매각, 포천 도평리 차고지 매각, 2018년 2019년 시외버스 82대 매각, 근로자 후생 복지 시설(속초, 제주) 등을 매각하며 약 60억원의 빚을 갚아왔다. 그런데도 110억원의 빚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으로 이중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과 같은 빚만 10억원에 이른다.

현재 가평교통은 운수 근로자 121명을 포함해 모두 151명이 종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4대 보험 2억6800만원이 체납돼 있다. 

7월에 지급했어야 할 임금 5억원도 못 주고있다. 심지어 주유소 유류대(가평·현리) 3억7000만원의 외상값도 갚지 못하고 있다. 이들 주유소로부터 이달 말까지 기름 외상값을 갚지 않으면 9월1일부터 기름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이다. 그리고 당장은 아니나 언젠가는 반드시 갚아야 할 빚도 퇴직금 36억원, 차량 할부 감가비 5억원 등 41억원이나 된다. 

한마디로 가평교통(주)의 현재 운영상태는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있는 중환자와 다름없는 시한부 상태라고 보아도 무리가 아니다.

그렇다고 경기도와 가평군이 이 회사에 지원을 안 한 것은 아니다. 이른바 준공영제 형태로 지원을 하곤 있으나 역부족이다. 2020년 도비와 군비를 합쳐 총 3억4000여 만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지원금은 원가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가평군이 지난해 가평교통(주)에 지원한 보조금 현황에 따르면, 벽지 노선은 원가의 93%, 공영버스는 54%, 따복버스는 77%를 지원했다. 벽지 노선은 연간 2억원, 공영버스 6억원, 따복버스 3000만원 등을 각각 지원했으나 최소 8억원 넘는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식한 가평군은 준공영제에서 공영제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 4월 용역에 착수한 상태이다. 

오는 10월께 용역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공영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검토 및 시행을 하기까지는 최소 1년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설령 공영제가 시행된다고 해도 문제는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가평교통이 그때까지 버틸 수 없는 것이다. 

당장 주유소 외상값을 갚지 못하면 9월1일부터 운행 중단이나 운행 횟수를 감축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로 인한 불편은 온전히 군민 몫으로 남는다. 

가평교통(주)은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폐업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주총에 참석한 주주 A 씨는 “회생 가능성이 없는데 하루라도 빨리 운행을 중단하자”고 해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난상토론 끝에 다행히 운행 중단은 일시 보류됐으나, 노선 감축 및 운행 횟수를 50% 수준으로 대폭 감축하는 안을 의결했다며 이런 사실을 가평군 교통과에 곧 통보할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처럼 가평교통(주)의 경영상태가 악화한 데는 대중교통 수요가 자가용, 지하철, 택시 등 대체 교통수단으로 전환된 것이 가장 큰 주요 원인이다.

일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관광객 감소도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으나, 이는 가평군 지역 실정과 부합되지 않는다. 

관광객들은 전철, 자가용, 택시를 주로 이용하며 펜션 또는 대형 마트에서 불법으로 운행하는 버스를 이용한다. 

한편 가평교통을 이용하는 수요는 관광객이 아닌 지역 주민들로 학생과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버스 수요는 결국 지역 주민들인데 매년 인구가 줄고 있는 것도 적자 운행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