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수영
                                                 류중권
장맛비로 씻겨 내린 계곡 언저리 
아픈 상처 그늘에 몸을 숨겨
하얀 아픔으로 핀다
 
초록빛 이끼 가득한 바위 틈 
소낙비 속에 사라진 새소리 그득 담아 
하얀 그리움으로 핀다
  
작은 돌 틈
초록빛 상수리나무 숲을 종일 날고 싶던
어린 강도래 애벌레의 못다 이룬 꿈 그득 담아 
하얀 설움으로 핀다

캄캄한 밤
미리내 둑에 반짝이는 큰 별 하나
저기까지 꼭 날아가겠다던 개똥벌레의 영롱한 눈물 그득 담아 
하얀 절규로 핀다

까치수영  
소리 없는 통곡
하얀 살풀이 꽃으로 핀다

사진 인송
사진 인송

 

 

 

 

 

 

 

 

 

 

 

 

 

류중권 1955년 전북 익산출생, 2014년 아동문예 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옴, 고양시도래울초등학교장(전), 한국사도대상수상(2011), 들꽃인성교실운영(현), 시집 가막살나무, 수필집 들꽃숲에서 쓰는 편지, 임진강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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