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장아찌를 담그며
최서연
마늘을 좋아하는
내게,
장아찌 담그라며
어머니가 통마늘을 주셨다
큰 어깨에
작은 어깨가 나란히 붙어있는
것이
밥상에 둘러앉은 한 식구 같다
모깃불 푸른 저녁
거스르미 핀 손으로
짭조름한 마늘장아찌 밥숟가락에 얹어주던
모과 빛 풍경들 살아난다
매운 맛 다스릴 옹기를 골라
초승달 같은 마늘을 담그며
긴 여름
웅녀의 사랑을 엿본다
최서연 2012년 순천문학 신인상, 2014년 리토피아 신인상, 시집: 『물은 맨살로 흐른다』
일간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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