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통 칼국수집
이서윤
들통이 끓고 있는 정오
자리에 앉아
칼국수를 기다린다
육수 속 국수발이 부드럽게 풀어지면
허기진 사람들 삼삼오오 들어온다
산다는 건
내 힘만큼 시간을 얇게 밀어
썰어 놓은 가닥에 정을 담아보는 일
칼국수는 김을 감아올리며
낭창낭창 젓가락을 붙잡는다
길을 둘둘 감아 골목 끝에 서 있는
시장통 칼국수집,
사람들 후르르 끌어들이고 있다
이서윤 1963년 전남 함평출생, 한신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석사, 한국명시낭송예술인연합회장, 대한민국공헌대상 문화예술공로부문
일간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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