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에              

               

                        양선희

대파,

겨울 살아낸 힘 얼마나 강한지

나,씨름한다.

둘러선 꽃나무들,킥킥댄다.

동백, 웃음 확 터트린다.

회양목의 벌들, 신선한 꿀 향기 훅 안긴다.

그냥 옮겨 심으려는 거야.

능수매화 옆에 땅 파 놓고, 물 적셔 논 거 보이지?

내 기술이 먹혔나 보다.

잔뿌리 하나 다치지 않게 대파 가장자리 흙 파낸다.

순백의 대파뿌리,

꼬불꼬불 뻗치는 생명

길기도 하다.

대파 옮겨 심고 폴짝,폴짝,뛰어본다.

 사진 양선희
 사진 양선희

 

 

 

 

 

 

양선희 1960년 경남 함양 출생,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문학과 비평'에 시로 등단,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나리오 '집으로 가는 길' 당선, 시집 '일기를 구기다' '그 인연에 울다', 에세이집 '엄마냄새' ' 힐링커피' ' 커피비경', 영화 '첫사랑' 장편소설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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