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내리던 날

                                     

                      박경남

혹한으로 움츠렸던 가슴을 
쫙 펴고 공원을 걸어 봅니다.
머지않아 꽃들이 잔치 벌일 
준비가 한창입니다. 
메마른 가지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분주한 나날을 보냅니다.

어떤 가지는 꽃이 필 준비를 
또 어떤 가지는 이파리를 
먼저 내밀 준비 중이네요.
꽃샘추위가 몽니를 부리면 
성급했다는 후회가 들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주춤거릴 시간이 없나 봅니다.

겨울비가 내리고 있는데
봄을 부르는 소리가 나는 것 같네요
저 멀리 아스라이 보이는 저분이
먼저 마중 나가 있나 봐요.
성급한 마음에 봄은 
걸음을 서두르네요.

                                        사진 신미용
                                        사진 신미용

 

 

 

 

 

 

 

 

박경남 1956년 서울출생, 필명 지슬, 아람문학에 시와 수필이 당선 문단에 나왔고, 인문학글판으로 수원시장상을 받았다. 수원문인협회와 아람문학회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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