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김동원
진이,
그대는 가야금 침향무를 뜯게
나는 그대의
치마폭 위에 분홍 진달래꽃을 치겠네
노을로 번진 눈물을 치겠네
흔들리는 그 바람의 무늬를 치겠네
중모리 중중모리 휘모리로
피어 노는
저 비슬산 꽃의 한 生 다 떨어지기 전,
진이,
그대는 침향무를 뜯게
나는 엉망진창 술에 취해
대견봉 그 둥근 달빛에 붓을 적셔
그대 치마폭 위에
분홍, 분홍, 분홍, 분홍, 그렇게 번지겠네
김동원 1962년 경북 영덕 출생. 1994년 '문학세계'로 등단. 시집 '깍지' 외 다수. 동시집 '우리 나라 연못 속 친구들' '태양 셰프' 출간. 시 에세이집 '시, 낭송의 옷을 입다' 출간. 평론집 '시에 미치다' 출간. 시 대담 평론집 '저녁의 詩' 편저. 시선집 '고흐의 시' 출간. 대구예술상 수상. 매일신문 신춘문예동시당선. 최치원문학상, 대구문학상 수상. 영남문학상 수상. 한국시인협회원. '텃밭시인학교' 대표.
일간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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