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봄
                                               

                                        송연숙


쏟아지는 말言을
혹은, 봄을 밀봉하는 시간
마스크를 쓰고 
산수유가 피었다
까치발을 들고 쑥쑥 올라서는 봄
봄이 와도 아이들은 학교에 오지 못한다
바람 혼자 운동장의 깡통을 차고 다닌다

뭉쳐야 산다는 옛말
흩어져서, 산다
흩어져서 나의 속마음에 귀를 대보고
흩어져서 너와의 거리를 가늠해 본다

아이들은 모두 어디로 흩어졌나
쉬는 종이 울려도 
개나리처럼 조잘대며 쏟아지는 아이들이 없다
허리띠가 헐거워지도록 야위어 가는 봄
봄은 왔으나 봄이 아니라더니

학교의 봄은 아이들이다

                     사진 인송.
                     사진 인송.

 

 

 

 

 

 

송연숙 1966년 춘천출생, 2016년 월간 '시와표현' 등단. 2019년 '강원일보' '국민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측백나무 울타리' 현재 한국시인협회회원, '시와표현' 편집장. 철원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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