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땅콩
문순자
휘익 휙 새우깡 날려 갈매기 몇 홀려본다
갑판에서 바라본 우도행 저 바닷길
도항선, 방금 온 길도
흔적 없이 지워낸다
벌 나비나 바람은 내 취향이 아니다
제 꽃에 제가 겨운 나는야 제꽃정받이
잠자리 꽁지를 꽂듯 땅속에 알을 슨다
함부로 말하지 마라,
콩알만 한 땅콩이라고
무적도 숨비소리도 서빈백사 노을도
반쯤은 바다에 빠져
절반만 여문 거다
문순자 57년 제주 애월 출생, 1999년 농민신문신춘문예 시조 당선. 시집 '아슬아슬' '파랑주의보' 시선집 '왼손도 손이다' 등 한국시조작품상 등 수상했다.
일간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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