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디를 읽다
김수형
엑스레이에 찍혀 나온 불 꺼진 시간들
어머니 손가락이 시누대를 닮았다.
뭔가를 움켜쥐려던
시간들도 찍혀 나왔다
찬물에 손 담그고 쌀 씻던 아침마다
물속에서 휘어지던 뼈마디를 보았지
울음도 씻어 안치던
어린 날의 어머니
어머니 손마디에 두 손을 내밀면
나이테에 실타래를 감았다 푸는 바람
불 켜진 판독전광판에
먼 전생의 내가 있다
김수형 1969년 목포 출생. 2019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신춘문예) 당선, 2018년 중앙일보 시조백일장 장원, 2016년 목포문학상 수상,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 전공
일간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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