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이력 

                             

                               김 현 장
              

아버지 가시고 처음 맞는 중추가절
혹시나 이생에 털어내지 못했을
한뉘의 함지방 찾아
두 눈을 반짝인다

서랍 속 더께가 내려앉은 구석에
낯익은 지문이 선명하게 푸르다
수많은 삶의 단락들
손톱 밑에 감춰져 있다

가뭇없던 시간들 빈 공간에 가득하고
채 등재되지 않은 이별의 씨앗들이
홀연히 너울로 발아할 때
옹그는 마딘 설움

수숫대 울타리 바람 숭숭 불던 날
일필휘지 뻗어가던 고단한 이력들이
그 밤에 손톱을 빠져나와
보름달로 떠올랐다

 

                         일러스트 김호상 作.
                         일러스트 김호상 作.

 

 

 

 

 

 

 

 

 

 

 

 

 

 

 

 

 

 

김현장 1964년 전남 강진 출생. 전남대 수의학과 졸업. 경기대 한류문화대학원 시조창작전공하고 있으며, 19년, 20년 중앙일보 중앙시조 백일장에서 장원했고, 남도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강진 백제동물병원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백련문학회원으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