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해먹
김선아
바람은 해먹을 잡아 두고 싶어
수없이 흔들고
해먹은 바람을 잡을 수 없어
수시로 제 몸을 민다
보이지 않는 것이 제 탓 같아서
해먹은 늘 배가 고프고
잡고 있지 않으면 멀어질 것 같아서
밤이나 낮이나 바람은 풍경을 쳤다
보이는 것과 안 보이는 것은 포장 차이일 뿐
보이는 것은 온몸으로 부딪혀서 생을 꾸렸고
안 보이는 것은 사력을 다해 앞잡이 했다
해먹이 움직일 때마다 풍경은 소리를 냈다.
김선아 1959년 부산출생, 2007년 월간 '문학공간' 시등단. 시집 '가고 오는 것에 대하여' '뭉툭' 외 2권, 부산여성문학상, 한국문협작가상 수상, 부산여성문학인협회 이사장. 한국문인협회,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 한국시인협회 회원, 계간 '여기' 발행인겸 편집인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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