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이지담
물을 잡아당기고 미는 선수였다
몸과 물살이 하나 되어
그가 가는 길 어디든 물은 머리카락을 풀어헤치고 따라왔다
아테네 올림픽 물살을 헤쳐 딴 금메달을 팔았다
정면으로 자신을 바라본 그
마음속에 새겨진 금메달 하나면 되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필요 없는 거리
먼 곳에서 몸이 굳어가는 아이에게
물살에 떠밀려오는 아이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물결에 찍혀졌던 발자국은 흐른다
물 위를 둥둥 떠가는 붉은 배롱꽃처럼
이지담 58년 전남 나주 출생. '시와 사람' 신인상으로 등단. 2010년 '서정시학' 신인상 수상. 시집 '고전적인 저녁' '자물통 속의 눈' ,2019년 미래서정 문학상 수상.
일간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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