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발생 미징수 체납액 29조5천억원에 달해

                                     정성호 의원.
                                     정성호 의원.

국세청 스스로가 평가한 고액체납자에 대한 관리 강화가 3년 연속 낙제점인 것으로 드러났다.

체납액에 대한 징수비율을 뜻하는 ‘체납액 총정리비율’이 3년 연속 60%대에 머물러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공정사회에 역행하는 지능적 탈세행위 대응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성호(민주당·양주) 국회의원이 18일 국세청 성과보고서를 점검한 결과 성과목표 8개 중 5개의 목표만 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능적 탈세행위 엄단을 위한 하위목표인 △탈세대응강화와 △고액체납자 등에 대한 관리 강화 모두 목표에 미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체납액 정리 목표치를 지난 3년간 점차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은 체납관리에 대한 국세청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체납액 정리(징수)실적은 크게 현금정리와 정리보류로 이루어져 있다. 체납액은 현금징수가 원칙이지만 징수 곤란 체납액이 발생하는 경우 국세청은 이를 정리보류로 분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리를 했다는 것은 실제로 징수된 금액만 포함해야 한다. 그러나 국세청이 말하는 징수실적 속에는 징수가 곤란한 보류액을 포함하고 있다. 결국 정리는 했는데 정리하지 않았다는 모순이 발생한다.

정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정리보류된 금액은 8조 4371억원이지만, 추적징수를 통해 받아낸 금액은 2조1398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징수하지 못한 금액은 지난 5년간 무려 29조 4562억원에 달한다. 연평균 6조 원의 세금을 징수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해 거둬들인 증여세 총액이 5조원인 것과 비교하면 이보다도 많은 수치다.

정 의원은 “정리보류된 금액이 정리실적으로 간주되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추적징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공정사회에 역행하는 고액·상습 탈세행위는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의원은 “코로나19로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민생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세정이 가혹해서는 안된다”며 국세청에 영세자영업자를 위한 세정지원을 계속해 나가면서도 체납정리실적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주문했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