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대 연구팀 '빛 공해' 영향 분석…인지기능에도 부정적

야간조명이 강한 지역 주민들의 유방암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등 밤 시간 '빛 공해'가 여러가지 측면에서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려대의대가 9일 한국조명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빛 공해 건강영향 연구에 따르면 전국 각 지역 유방암 유병률과 빛 공해 수준을 조사한 결과, 야간조명이 유방암 증가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은일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지나치게 밝은 빛이 생체리듬을 교란해 호르몬 변화를 일으키고, 이 때문에 유방암이 늘어난다는 기존 이스라엘의 선행 연구 결과가 우리나라에서도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연구팀은 야간조명과 인지기능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성인 남성 23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빛 공해(밝기 5lux·10lux)가 있는 두 개 방과 빛이 없는 방에서 재운 뒤 다음날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로 뇌를 촬영했다. 그 결과 노출된 빛의 양이 많을수록, 인지기능을 나타나내는 뇌 활성도가 낮았다. 
이 밖에 야간 조명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반면 눈의 피로를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빛 공해의 부정적 영향에도 불구, 사람들은 위험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20대이상 남녀 성인 1천96명 가운데 절반 정도(45.3%)는 2013년 제정된 빛공해 방지법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답했고, 빛 공해의 주요 영향으로도 건강 피해 보다는 '에너지 손실', '눈부심에 따른 운전자·보행자 위험' 등을 먼저 꼽았다.

이은일 교수는 "우리나라 빛 공해 조도(밝기) 기준이 주거지역의 경우 10룩스(lux)인데, 5lux에서도 수면장애 등 건강 피해가 나타나는만큼 기준을 강화해야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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