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한다는 것에 대하여 =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깊은 슬픔에 잠겼다. 슬픔은 때로는 분노로, 때로는 좌절로 드러나고 있다.

책은 소중한 이를 잃은 슬픔에 관한 애도 심리 에세이다. 가톨릭대 정신과 교수인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이 썼다.

저자는 "애도하는 사람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다"며 "상실의 슬픔을 무작정 억누르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스스로를 회복시키는 힘을 얻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 상실감이 지나쳐 병적 애도에 빠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심리적 반응을 7가지로 나눠 설명한다. 분노, 우울, 망각, 불안, 중독, 충동, 냉소와 불신이다.

저자는 이 같은 심리적 반응을 방치하면 자칫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까지 악화된다고 말한다.

애도의 방법으로 실컷 울어라, 힘들다고 말하라, 충분히 슬퍼하라는 등 세 가지를 제안한다.

저자는 "어서 빨리 마음을 추스르는 것보다 충분히 슬퍼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게 좋다"며 "생리적으로 드러내야 빨리 낫는다"고 조언한다.

생각속의집. 216쪽. 1만2천800원.'

 

 

선비가 사랑한 나무 = 나무를 통해 수양한 성리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역사와 문화로 읽는 나무사전' '공자가 사랑한 나무, 장자가 사랑한 나무' 등을 쓴 생태사학자 강판권 씨가 저자다.

퇴계 이황은 임종 순간 "매화분에 물을 주어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퇴계는 매화와 나눈 대화를 '매화시첩'(梅花詩帖)에 담기도 했다. 저자는 이 같은 퇴계의 자세에서 '격물'(格物)을 발견한다.

차나무 잎으로 만든 차 한 잔과 함께 귀양살이의 설움을 달랜 정약용에게서는 '수신'(修身)을 찾아낸다.

저자는 "땅에 뿌리를 내리고 하늘을 향해 살아가는 나무는 그 자체로 천지의 원리를 터득한 존재"라며 "나무처럼 본성대로 살아가는 것이 삶의 이치이자 우주의 원리"라고 강조한다.

책은 나무처럼 살아가는 삶에 대한 예찬서이기도 하다.

한겨레출판. 268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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