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준비 부족 시민들조차 개막 여부 깜깜
티켓 발권 등 부천페이 이용못해 시민 허탈
"이 시국에 시민혈세로 반쪽 축제 개최" 지적

                                       강성열 기자
                                       강성열 기자

“영화제요?, 부천에서 그런 큰 행사가 열렸단 말입니까?” “예전에는 길가에 현수막도 걸고 동네마다 홍보하고 그랬는데 시작도 모르는데 끝났다고요?” “또 그들만의 잔치였네요”

부천시민들에 탄식 섞인 말들이 부천시를 향하고 있었다.

부천지역 코로나19 확진환자 발생이 연일 방송을 타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일 개막으로 환상의 세계로 떠났던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16일로 막을 내린다.

예년의 영화제와는 달리 축소에 축소를 거듭하며 그야말로 조용히 끝낸 부천영화제.

하지만 계획된 예산은 50억원이라는 엄청난 시민들의 혈세가 포함됐다. 그런데도 대다수 시민들은 부천축제인 영화제의 개막조차 모르고 어려운 경제위기속에 피 같은 혈세가 사용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나마 부천영화제 개막을 알고 부천 상동 CGV소풍을 방문했던 일부 시민들은 부천페이로 티켓 발권도 기념품 구입도 안 된다는 말에 현장에서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부천페이는 부천시가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발행한 지역 화폐이고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쪼그라진 국민들에게 용기를 주고자 정부가 나서서 지급한 것인데 이곳 부천영화제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결국 부천시가 대규모 예산을 들여 개최한 영화제에서 부천시가 발행한 지역화폐 부천페이는 찬밥 신세로 전락된 것이다.

시나 영화제 사무국이나 핑계는 많다. 코로나19사태로 당초 연기냐 취소냐를 협의하다 개막일 한 달 정도를 남긴 상태에서 갑자기 추진하다 보니 여기저기 허점이 있었고 사무국과 시 관계부서 간에도 제대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여기에 영화제 사무국은 비밀도 많다. 개막식부터 폐막식, 부천영화제 모든 영화 상영 등 이번 영화제 관련 행사장으로 지정된 CGV소풍과의 계약 부분과 후원금 진행사항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비밀계약사항이라거나 답변회피 등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예년의 영화제에 시민들의 참여가 높았던 인기 연예인 레드카펫, 해외게스트 초청, 야외영화 상영, 시청광장 축제행사 등은 모두 취소해 이번 영화제는 사실상 반쪽 영화제였다.

이런 반쪽행사에 후원회 사무국은 시와 연관성 있는 사업을 진행 중인 업체에 후원금을 조달하면서도 어려운 기업의 현실을 무시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한 시민은 “24년 동안 이어져오고 있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는 부천시민은 없고 늘 영화인과 일부 마니아들의 축제로만 전락하는데도 시는 시민들의 참여를 높일 계획은커녕 그냥 매년 그들의 기념일처럼 축제를 벌이고 끝내고 있다”면서 “문화도시 부천이라는 미명아래 세금 내는 부천시민은 봉이냐?”며 “이번처럼 부천페이도 쓸 수 없고 시민을 무시한 행사는 더 이상 하지마라”고 항변한다.

이어 “코로나19사태로 전국의 대형 축제들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상황에서 부천시는 굳이 반쪽짜리 영화제를 진행해 세금을 낭비하는지 모르겠다”며 “만들어진 예산 쓰고 보자는 식의 축제로 혈세를 낭비 말라”고 꼬집었다.

한 공무원은 “영화제와 관련된 사무국 직원들의 잦은 교체로 업무 소통도 어렵다”며 “영화제 직원들 중 일부는 매년 그 행사만 치르고 떠나는 철새라 24년 된 영화제라도 매번 준비가 허술한 것”이라고 털어 놨다.

이번 부천영화제를 바라본 많은 시민은 물론 공무원 등마저도 사전 준비도 없는 반쪽짜리 졸속영화제라고 비난한다. 그런데도 영화제 사무국은 할 일했다는 자부심이 넘치는 것 같다.

물론 올해 치러진 영화제의 실수 부분이 있다면 다음 영화제에서 만회하면 된다. 그러나 이 상태라면 내년도 같은 비난에 목소리가 커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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