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민 "누구를 위한 영화제냐" 반발
시 관계자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다"

부천시가 발행한 부천페이로 부천에서 개막한 부천영화제의 관람 티켓이나 기념품조차 구매할 수 없자 영화제에 참여하려던 부천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부천시가 발행한 부천페이로 부천영화제 관람 티켓이나 기념품을 구매할 수 없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부천영화제 기념품점 (사진=강성열 기자)
부천시가 발행한 부천페이로 부천영화제 관람 티켓이나 기념품을 구매할 수 없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부천영화제 기념품점 (사진=강성열 기자)

 

더욱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역상권 살리기의 일환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지급한 재난지원금(부천페이) 조차 사용 못하는 이번 영화제를 두고 시민은 물론 일부 공무원들도 사전 준비도 안 된 졸속영화제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15일 부천시, 영화제 사무국과 시민들에 따르면 지난 8일 부천시민들의 혈세가 포함된 50여 억원을(국비 7억·도비 7억·시비 28억·후원금 8억) 들인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부천영화제)가 개막했다.

당초 시는 부천영화제 사무국과 코로나19사태에 따른 영화제 연기 또는 취소를 논의했으나 지난 6월경 뒤늦은 결정을 하면서 개막식 축소를 비롯해 영화제 꽃이라는 연예인 레드카펫과 해외 게스트 초청조차 없이 영화제 개최가 강행됐다.

이런 가운데 영화제 사무국의 졸속행정으로 부천시민들은 부천페이로 영화 관람은 물론 영화제 관련 기념품조차 살 수 없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실제로 지난 10일 G씨(남, 34, 중동)는 “유일하게 부천영화제 상영관인 CGV소풍점을 찾아 당연하게 부천지역 화폐인 부천페이를 제시했으나 시스템 제휴가 안 돼 사용할 수 없고 현금이나 다른 카드로 결재해 달라고 해 어이가 없었다”며 “아니 부천에서 열리는 부천영화제에 부천시가 발행한 부천페이를 못 쓴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면서 시 행정을 질타했다. 

또 상동에 거주하는 40대 K씨는 “매년 영화제에서 작은 기념품들을 사서 모으고 있는데 부천페이로는 구매가 안 된다 해서 화가 났다”며 “도대체 이 영화제는 누구를 위한 영화제 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영화제 개최가 갑자기 이뤄져 다소 준비가 충분치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티켓·기념품 등의 시스템 사업자가 입찰로 계약된 대기업이라 재난지원금 등 부천페이가 통용되지 안은 것 같다”면서 “내년 영화제부터는 이런 점을 고려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졸속 운영 중인 부천영화제와 달리 앞서 열린 제21회 전주영화제와 제8회 무주산골영화제도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관객 없는 온라인영화제를 치렀다.

또한 부산은 7월과 8월 초 예정인 바다축제와 록페스티벌을 취소했고 보령시는 머드 축제를 전남 장흥은 물 축제, 울릉도 오징어축제, 영덕군은 마라톤대회와 음악축제를 전격 취소하면서 시민건강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부천시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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